"부끄럽다" vs "환영한다"… 민형배 복당에 민주당 '시끌'

민형배의 복당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비이재명(비명)계와 친이재명(친명)계의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민형배 의원. /사진=뉴시스

민형배 의원의 복당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비이재명(비명)계는 "부끄럽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반면 친이재명(친명)계는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민 의원은 지난해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 당시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 무력화를 위해 탈당한 바 있다. 민주당은 지난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는 국민과 당원께 양해를 구하고 민 의원을 복당시키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라 판단했다"며 민 의원의 복당을 알렸다.

민 의원의 복당에 비명계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돈봉투 의혹으로 시끄러운 틈을 타 '사과도 없이 슬그머니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이원욱 의원은 지난 27일 자신의 SNS에 "민주당이 부끄럽다"며 "최소한의 논의조차 없이 민형배 의원 복당을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책임 있는 태도라는 설명도 붙였다"며 "명분 없는 복당은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닌 책임 면피"라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이라도 상식을 갖고 정치하는 정당이어야 한다"며 "쪼그라든 민주당, 이제 그만하자"고 일침을 가했다.

김종민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민 의원이 복당하는 건 어쩔 수가 없다고 본다"면서도 "이 문제에 대해 당 지도부가 책임지는 모습과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당 지도부가) 지금 사과를 한 셈이라고 간주하는 것 같다"며 "지도부가 정정당당하게 했어야 됐는데 이점이 불만이다"고 밝혔다.

이상민 의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꼼수탈당, 참 부끄러운 짓인데 복당이라니 기가 막힐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회주의와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와 형해화시켰음에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복당 결정을 했다"며 "깊은 무력감에 빠져든다"고 탄식했다.

반면 친명계에서는 민 의원을 옹호하는 목소리를 냈다. 오히려 '선당후사한 민 의원을 너무 늦게 받아들였다'며 민 의원의 복당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 27일 이재정 의원은 S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민 의원 복당이 늦었다고 본다"며 "지도부가 정치적 판단과 결단을 일찍 했어야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으로서 어려운 결정을 한 민 의원 개인이 아니라 당이 책임지는 게 맞다"며 민 의원을 두둔했다. 민 의원을 더욱 빨리 복당시켜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재정 의원은 "타이밍이 아쉽다"며 "좀 더 일찍 받아들였어야지 돈봉투 의혹으로 시끄러운 이때 복당을 허용해 비판거리를 만든 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비명계가 민 의원의 복당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면 사과하면 되는 것" 이라며 "까짓것 어려울 게 뭐가 있느냐"고 전했다. 이어 "사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민주당에서 필요한 가장 전투력이 있는 의원 한 분이 복당했다"며 "민 의원은 민주당에 굉장히 필요한 자산"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