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동맹 색채 짙어진 尹정부…한중·한러 관계 고민은 더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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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정부가 강조해 온 가치동맹의 색채가 더욱 짙어진 것과 맞물려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고민은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방미 기간 한미정상회담과 미국 의회 연설 등 주요 계기마다 가치 기반의 외교를 강조하며 한미 양자관계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문제 등 글로벌 이슈에 있어서도 미국과 함께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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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북중러 대립 구도 속 '중러 외교 공간 확보해야' 지적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정부가 강조해 온 가치동맹의 색채가 더욱 짙어진 것과 맞물려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고민은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방미 기간 한미정상회담과 미국 의회 연설 등 주요 계기마다 가치 기반의 외교를 강조하며 한미 양자관계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문제 등 글로벌 이슈에 있어서도 미국과 함께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렇다 보니 주요 이슈마다 미국과 반대편에 서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한국에 대한 경계감도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발표된 한미 정상 공동성명만 보더라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가 가장 먼저 배치됐다. 또 중국이 민감해하는 대만 해협 문제는 물론 남중국해 문제도 상당히 구체적으로 담겼다.
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진행된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도 "인태 지역 내 규범 기반의 질서를 강화하기 위해 주요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포괄적이고 중층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이 '규범 기반의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나라를 겨냥하며 미국과 함께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중국은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거칠게 반응했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만문제가 거론된 데 대해 한미를 향해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잘못되고 위험한 길로 점점 멀리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방안이 담긴 '워싱턴 선언'에 대해서도 "미국이 지정학적 사리사욕을 위해 지역의 안보를 고려하지 않고 한반도 문제에서 문제를 확대하고, 긴장을 조성했다"며 반발했다.
특히 류진쑹 외교부 아주사(司) 사장(아시아 담당 국장)이 강상욱 주중 한국대사관 정무 공사를 초치해 항의했다는 사실까지 공개했다.
중국은 작년 5월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대만 문제가 거론됐을 때도 항의하기는 했지만, 초치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한층 반응이 예민해진 것이다.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립 구도 또한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갈수록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확장억제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미동맹 강화는 우리 외교의 기본이고 한미일 협력 또한 절실해지고 있지만, 중·러와의 관계에는 부담이 쌓이는 것이다.
중·러가 지금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번번이 감싸는 등 북한문제에 있어 도움은 커녕 장애물에 가깝다.
하지만, 미국과의 갈등이 완화한다면 두 나라는 언제든 북한문제에서 건설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들이라는 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2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정부 출범 후 대미외교의 방향은 모두가 알 수 있고 동맹 공조 강화로 가겠다는 방향에 대해서도 크게 틀렸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이에 수반되는 '패싱'이 있다"고 우려했다.
위 전 대사는 "한국 외교에서 중러 외교를 버릴 수 없다"며 "미중, 미러 사이의 우리 외교 좌표에 대한 재조정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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