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아이유 "연기 고충 있을 때 남자친구에게 SOS 보내"[인터뷰]

아이유, 다큐멘터리 PD 소민 역 맡아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드림'은 아이유의 영화 첫 도전작이다. 여성 솔로가수로서 오랜 시간 독보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 못지않게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와 '호텔 델루나' 등 대표작을 보유하고 있지만 영화배우로서의 도전은 '드림'이 시작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드림'의 해외 촬영이 늦춰지면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가 지난해 먼저 국내외 관객들에게 선보여지게 됐지만 영화 첫 도전작인 만큼 개봉 전 아이유의 마음가짐은 남달라 보였다.

"당시 드라마에서 연달아 사연 많고 어두운 캐릭터를 연기했었어요. 그래서 사연도 없고 심플한 캐릭터에 갈증이 있었죠. 때마침 운 좋게 '드림'의 소민 역을 제안 받았어요. 제 역할을 제외하고도 캐릭터들도 매력 있고 공감 가는 메시지도 있었기에 참여하게 됐어요. 소민과 홍대 동료의 대화 중 '축구에서는 앞서가는 사람도 있지만 뒤쳐지는 사람도 있다. 앞서가는 사람 혼자서 축구하는 것 아니다. 서로 받쳐주며 하는 것'이라는 내용이 있는데 이런 주제의식이 좋았어요."

아이유가 연기한 소민은 스스로 "열정리스"라고 주장하는 다큐멘터리 PD다. 언제나 솔직함으로 상대방에게 현타를 날리지만 각본 없는 감동 드라마를 위해 감독 홍대와 홈리스 축구단을 리드하며 홈리스 월드컵 출전이라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병헌 감독님 작품 특징 중 하나가 경쾌한 리듬감이 담긴 대사잖아요. 리딩하거나 혼자 대본을 읽어봤을 때보다 현장에서 2~3배 빨리 대사를 말해보라고 하셔서 당황한 적도 있어요. 말을 빨리 하면서도 계속 부산스럽게 움직이라고 디렉션을 주셨죠. 이 감독님의 '극한직업'과 '멜로가 체질'을 참 좋아하는데 감독님 또한 작품 속 유쾌함과 시니컬함이 동시에 있는 분이었어요. 현장에서는 굉장히 빽빽이 짜인 계획으로 임하셨고 정말 신뢰가 가는 분이었죠. 감독님 디렉션에 많이 의지했어요."

다큐멘터리 PD라는 소민 역의 특징을 드러내기 위해 스스로 고안한 아이디어들을 현장에서 제시하기도 했다. 굵직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본 아이유인 만큼 방송가 종사자들의 특징을 훤히 꿰고 있던 터였다.

"'드림'의 소민과 '브로커'의 소연을 사실 비슷한 시기에 연기했어요. 두 인물 중 실제의 저와 누가 닮았냐고 하신다면 평범한 캐릭터인 소민이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네요. 다큐 감독이다 보니 항상 카메라를 들고 있어야 했는데 실제로 촬영 기술이 늘었어요. 예능 프로그램 촬영을 하다보면 감독님들이 항상 수건을 목에 두른다던지 팔에 토시를 차고 계세요. 스타일링에서는 그런 모습을 가져왔고 썬캡을 착용하기도 했어요."

지난해 연말 방송가를 뜨겁게 달군 열애설의 주인공이자 남자친구인 이종석에 대한 질문에도 아이유는 시원시원한 태도로 답변을 주저하지 않았다. "남자친구와도 연기 이야기를 당연히 나누죠. 저희들의 직업이다 보니 고충이나 이런 것이 있을 때 진짜 모르겠는 장면이 있을 때 남자 친구에게, 혹은 연기하는 다른 친구들에게 SOS를 쳐요. 이번 영화에서는 조정석 선배님께 큰 도움을 받았어요. 소민이 홍대에게 처음으로 자기 성격을 드러내는 신이 있었는데 너무 잘 하고 싶은데 잘 생각이 안나는 거에요. '최고다 이순신'에서 함께 주연을 맡았던 정석 선배님께 아이디어를 좀 부탁드렸는데 음성 메시지로 8가지 버전을 보내주셨어요. 너무 도움이 됐어요."

드라마에서 함께 한 상대역들에게 도움 받은 에피소드에 이어 '드림'에서 때론 앙숙처럼 때론 동지처럼 지낸 홍대 역의 박서준과의 호흡 소감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졌다. 아이유는 "박서준 배우와 사담을 나눌 기회는 별로 없었다. 먼발치에서 박서준을 볼 때마다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어떤 영화도 3년 넘도록 호흡을 길게 가는 경우가 없는데 이 긴 호흡을 같은 텐션으로 유지하면서 한번도 뒤처지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대단한 지구력의 소유자였고 박서준 배우와 함께 해 시너지를 많이 느꼈다. 정말 매력적인 배우"라고 말했다.

15세였던 2008년 미니 앨범 '로스트 앤 파운드'로 데뷔해 어느새 16년차 가수로 활동해왔다. 가수로서는 정점에 올라선지 오래고 방송가와 영화계 통털어 캐스팅 1순위로 꼽히는 등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초등생부터 중장년층까지 고른 사랑을 받는 세대를 초월한 인기를 누리고 있기도 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중문화계에서 톱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 또한 적잖은 고충을 겪었을 터. 지금 한창 활동 중인 10대 후배들 혹은 지망생들을 향한 조언이 없는지 물었다.

"저 또한 데뷔하고 나서 제대로 불이 붙는 데까지 시간이 걸렸어요. 가수로서도 무명 시절이 있었죠. 어느 날 대중들이 저를 좋아해 주시는 걸 느끼고 정말 기뻤던 기억도 납니다. 드라마도 마찬가지였고 영화도 이병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을 만나다니 운이 좋았죠. 이럴 때일수록 책임감을 더 가지고 정신도 똑바로 차려야겠다고 느껴요. 후배들께 크게 조언할 건 없어요. 다만 저희 직업은 실제의 나와 잘 분리되기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집에 돌아갔을 때 꼭 연예인으로서의 삶과 자신을 잘 분리하셨으면 좋겠어요. 회사나 주변에서도 어린 연예인분들을 옆에서 그렇게 도와주시면 모두 건강하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요?"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