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하버드대 연설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에 연대로 대응”

방미 닷새째 하버드 케네디스쿨 연설
“독재, 전체주의적 태도 결정판은 북한”
“자유는 혼자 지킬 수 없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다른 나라의 자유를 무시하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에 국제사회가 용기 있고 결연한 연대로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빈 방미 닷새째인 이날 오후 보스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Pioneering a New Freedom Trail)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 국제사회에서 다른 사람의 자유, 다른 나라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는 종종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로 나타나고 국제사회에서는 이를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런 시도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입증시키고 앞으로 이런 시도를 꿈꿀 수 없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우크라이나와 북한을 들어 이를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이 1년이 넘었다”며 “국제법을 위반한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자유와 인권이 무참히 짓밟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재정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을 두고는 “다른 사람의 자유를 무시하는 독재적이고 전체주의적인 태도는 그 결정판을 북한에서 볼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 개발과 핵 협박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주변국,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면서 북한 내 인권 유린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과 각성이 이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체주의적 태도는 필연적으로 북한 내 참혹한 집단적 인권 유린 상황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달 최초로 북한 인권 실상 보고서를 공개 출간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연설 내내 자유의 가치를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8년 하버드대를 찾아 자유와 연대의 가치를 숙고할 수 있었다면서 “청년 법률가 때부터 가장 중요하게 여겨온 자유와 인권의 가치에 대해 한층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인류의 역사는 “자유 수호와 자유 확장의 역사”로 규정했다.

자유와 민주주의가 현재 심각한 도전을 받아 위기에 처했다고 짚었다. 윤 대통령은 “거짓 선동과 가짜뉴스라는 반지성주의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위기에 빠뜨린다”고 했다. 이어 독재와 전체주의 세력을 “조직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흔들고 위협하는 세력”으로 지목했다.

민주주의 위협의 해결책으로는 “자유의 열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강력한 연대”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하버드 출신의 정치인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자유는 불가분하다, 그렇기에 한 사람이라도 노예 상황에 있는 한 모두가 자유롭지 않다”는 말을 영어로 인용하면서 “자유는 혼자 지킬 수 없다. 자유를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기 위해서는 힘을 합치고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스턴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