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외인 후라도와 파나마 대사관의 ‘특별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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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겐 팬 그 이상이죠. 엄청난 힘이 됩니다."
지난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KT와의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홈경기 선발 등판을 앞둔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는 관중석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파나마 출신인 후라도는 올 시즌 KBO리그에 데뷔했다.
파나마 대사관 직원 17명이 지난 4일 후라도의 KBO리그 데뷔전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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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겐 팬 그 이상이죠. 엄청난 힘이 됩니다."
지난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KT와의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홈경기 선발 등판을 앞둔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는 관중석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분들’이 와 있었기 때문이다. 후라도는 이날 KT를 상대로 5이닝 동안 4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해 승리를 챙겼다. 시즌 2승째(3패). 1루 측 관중석 한쪽에 자리를 잡은 ‘그분들’은 후라도의 호투가 이어질 때마다 박수와 환호성을 질렀다. 후라도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 이들의 정체는 파나마 대사관 직원들이다. 파나마 출신인 후라도는 올 시즌 KBO리그에 데뷔했다. 후라도는 레닌 피코타(전 한화),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전 NC) 이후 3번째 파나마 출신 KBO리거다.
후라도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비자 발급 등 행정업무 처리를 위해 파나마 대사관을 찾았고, 이때 대사관 직원들과 인연을 맺게 됐다. 파나마에서 야구는 ‘국민스포츠’로 불린다. 대사관 직원들은 자국 선수가 올해 KBO리그에서 뛰게 됐다는 소식에 굉장히 기뻐했고, 후라도에게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후라도가 등판하는 날엔 ‘꼭 응원하러 가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은 곧바로 지켜졌다. 파나마 대사관 직원 17명이 지난 4일 후라도의 KBO리그 데뷔전을 찾았다. 경기장엔 아타나시오 코스마스 시파키 주한 파나마 대사도 함께했다. 당시 후라도는 6이닝 3실점의 호투를 펼쳤지만, 동료들의 지원 사격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대사관 직원들은 "괜찮다. 빼어난 투구였다"고 격려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그라운드에서 후라도와 대사관 직원들의 기념촬영이 진행됐다. 이후에도 후라도의 고척돔 등판엔 파나마 대사관 직원들이 늘 함께했다. 대사관 직원 홀리오 구드리치 씨는 "파나마 선수가 한국에서 뛴다는 것이 영광스럽고 감격스럽다"며 "올해 키움이 우승할 수 있도록 후라도가 좋은 역할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 낯선 땅에 들어온 외국인 선수들은 문화 적응이 관건. 하지만 파마나 대사관 직원들은 후라도에게 한국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각종 팁, 한국과 파나마의 차이점 등을 전수해 주고 있다. 자국 팬들의 응원 덕분일까. 후라도는 올해 5차례 등판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3자책점 이하로 틀어막았다. 평균자책점도 3.14로 준수하다. KBO리그에서 구단의 한 시즌 성적은 외국인 투수 ‘농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키움 구단도 대사관 직원들의 경기장 방문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후라도는 KT전을 마친 뒤 "나에겐 팬 그 이상이다. 가족들이 응원해 주는 느낌을 받는다. 이곳 한국에서 같은 나라 사람들이 응원해 준다는 건 엄청난 힘이 된다"면서 " 경기장에서는 정신없다 보니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순 없지만 TV를 통해 파나마 국기를 흔들며 응원하는 걸 봤다.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후라도는 "파나마를 대표하는 선수가 된 기분"이라면서 "그들이 나의 플레이를 보고 행복해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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