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가 움직인다…집값, 정말 여기가 바닥일까?
노원 68주만 상승전환…급매물 소진 영향
세종은 질주…'부동산 바닥론' 힘 얻나
벌써 4주째 전국적으로 집값 하락폭이 줄고 있습니다. 서울에선 '집값 바로미터'로 불리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가 모두 상승하고, 강북에선 노원구가 68주만에 상승 전환했는데요.
급매물 위주의 거래이긴 하지만 서서히 매수자들이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선 다시 수억원씩 호가가 오르기도 했고요. 여기가 집값 바닥인걸까요?
강남, 꺼지지 않는 불씨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넷째주(2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11% 하락하며 전주(-0.13%)보다 하락폭이 줄었습니다.
이 기간 수도권(-0.13%→-0.09%), 서울(-0.08%→-0.07%), 지방(-0.14%→-0.13%)도 모두 하락폭이 축소됐고요. 전국적으로 4월3일 이후 4주째 하락폭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서울은 일부 선호도 높은 지역 내 주요 단지 위주로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일부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특히 강남3구는 주요 단지들의 호가가 수억원씩 뛰면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요.
4월 넷째주 송파구는 0.04% 상승으로 지난 주 수준을 유지했고 서초는 0.03%로 상승폭은 0.01%포인트 떨어졌지만, 강남이 상승 전환(-0.01%→0.02%) 하면서 강남3구가 모두 상승세로 돌아섰죠.
강남3구가 모두 상승률을 기록한 건 지난해 4월4일(서초 0.02%, 강남 0.02%, 송파 0.01%) 이후 55주만인데요.
올해 부동산 규제 완화와 강남권 재건축 호재 등에 따라 거래가 점차 되살아나는 분위기입니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조회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만 해도 20억원 선이 무너졌던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84㎡는 이달 최고 21억8500만원(11층)에 거래됐고요.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 84㎡도 올해 1월 21억5000만원(3층)에 거래됐으나 4월엔 23억원(3층)에 팔렸습니다.
강남뿐만 아니라 강북에서도 슬슬 상승 조짐이 나오고 있는데요. 노원구가 0.04% 올라 지난해 1월3일(0.03%) 이후 68주만에 상승 전환했습니다. 중계·상계동 구축 위주로 급매물이 소진된 영향으로 풀이되는데요.
다만 도봉구(-0.29%), 성북구(-0.16%), 광진구(-0.15%), 강북구(-0.13%) 등은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습니다.
세종은 질주…여기가 '부동산 바닥'?
지방에선 세종시의 집값 상승률이 두드러지는데요. 4월 넷째주 0.27% 상승해 전주(0.17%) 보다 상승폭이 커졌습니다. 전국 시·도 중 상승률 1위죠.
세종시는 한창 부동산 상승기였던 지난 2020년 연간 상승률 41.98%로 전국에서 가장 상승폭이 가장 컸는데요. 급하게 오른 만큼 2021년부터 조정을 받기 시작한 결과 2022년엔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폭(-16.39%)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올해 3월20일 상승 전환(0.09%) 하기 시작한 후로 6주째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요. 그동안 집값이 많이 떨어졌다는 인식이 확산한 가운데 올해 규제 완화까지 시행되며 긴 하락 터널에서 차츰 벗어나는 모습입니다.
이처럼 일부 지역들이 마이너스를 벗어나자 시장에선 '집값 바닥론'이 번지고 있습니다.
서울 집값 변동률이 상승쪽으로 향하기 시작한 이유를 '급매물 소진'으로만 보기엔 실제 거래량이 늘고 있고요. 미분양 물량도 대폭 줄었거든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3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963건으로 올 1월(1419건)에 비해 두 배 증가한 반면, 미분양 주택은 1084가구로 한달 만에 절반 가까이(48.4%) 줄었어요.
이제 집값이 바닥을 치고 다시 오를 거란 시각도 일각에서 나옵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거래량이 안 받쳐줄 때 상승률이 높아지면 유의미하게 해석하지 않지만 지금 서울 거래량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며 "세금·대출·청약 등의 규제가 전반적으로 완화되면서 매수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진 영향"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부동산PF 부실화 등도 어느 정도 안정화됐고 정부가 부양책(규제 완화)를 쓰다가 갑자기 돌아설 것 같진 않다"며 "상반기는 매물 소화 과정이고 하반기 중엔 상승 반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는데요.
이어 "집값 바닥의 기준을 가격으로 본다면 올 상반기, 변동률로 본다면 플러스 되는 시점이 하반기 끝자락쯤으로 예상된다"고 봤습니다.
물론 여전히 더 떨어질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팽배하기 때문에 당분간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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