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인플레·은행 위기 속 불안한 상승…S&P 0.8%↑

김정남 2023. 4. 29.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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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둔화' 아마존 4%↓
소비심리 반등에 그나마 투심↑
PCE 근원물가, 예상 밖 급등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오름세를 이어갔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하고 은행권 위기까지 격화했지만, 증시 3대 지수는 최근 오름세를 유지했다. 특히 소비심리가 반등했다는 지표가 나오며 투심을 떠받쳤다. 다만 ‘불안한 상승’이라는 관측 역시 많다.

(사진=AFP 제공)

‘클라우드 둔화’ 아마존 4%↓

2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80% 상승한 3만4098.16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83% 뛴 4169.48을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69% 오른 1만2226.58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 러셀 2000 지수는 1.01% 뛴 1768.99를 나타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만 해도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전날 장 마감 직후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클라우드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약세 압력이 커진 것이다.

아마존은 올해 1분기 1274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가 전망치(1245달러)를 웃돌았다. 그러나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에서 “기업들이 경제 불확실성과 씨름하면서 클라우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면서 “이번달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성장률이 1분기보다 낮다”고 했다. 1분기 AWS의 매출액은 21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5분기 연속 증가율은 둔화하고 있다.

이에 아마존 주가는 이날 3.98% 하락했다. 애플(0.75%), 마이크로소프트(0.80%), 테슬라(2.57%), 메타(페이스북 모회사·0.74%) 등은 소폭 상승했다. 알파벳(구글 모회사·-0.14%)은 하락했다. 빅테크 외에 스냅과 핀터레스트 주가는 월가 기대를 하회하는 실적 탓에 각각 17.05%, 15.66% 폭락했다.

그나마 인텔의 주가는 4.02% 뛰었다. 1분기 매출액이 117억달러로 1년 전보다 36% 급감했음에도 바닥을 찍었다는 긍정론이 번졌기 때문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예상했던 대로 재고 조정이 크게 진행되면서 PC 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텔은 아울러 대규모 비용 절감을 통해 올해 30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까지 S&P 지수에 상장된 기업 260여개사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0% 정도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3대 지수가 상승 폭을 키운 것은 오전 10시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가 나온 이후부터다. 미시건대에 따르면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63.5로 전월(62.0)보다 높아졌다. 소비자기대지수는 한달새 59.2에서 60.5로 나아졌다. 미시건대는 “(미국 경제를 둘러싼) 부정적인 뉴스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단기·중장기 경제 전망은 전월보다 개선됐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한참 낮은 1.1%로 나오면서 일각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커지는 와중에 경기 침체 우려를 조금이나마 덜어줬다.

PCE 근원물가 예상밖 급등

개장 전 나온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음을 방증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했다. 직전 월인 2월 당시 상승률(5.1%)보다 낮았다. 2021년 5월 이후 최소 폭 상승이다.

그러나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예상을 웃돌았다. 1년 전보다 4.6% 상승하면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5%)를 상회했다. 연준 통화정책 목표치(2.0%) 대비 한참 높다.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른 지표들도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무게를 실었다. 노동부가 발표한 올해 1분기 고용비용지수(ECI)는 전기 대비 1.2%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1.1%)보다 오름 폭을 키웠다.

LPL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전략가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계속 완화하고 있다”면서도 “물가 경로는 연준이 승리를 선언할 만큼 빠르게 움직이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인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실리콘밸리은행(SVB)처럼 파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 역시 관심을 모았다.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퍼스트리퍼블릭의 파산관재인(receiver)을 맡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도했다. 여러 구제 대책 가운데 SVB와 비슷한 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앞서 당국은 SVB 폐쇄 조치를 내리면서 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임명했고, FDIC는 ‘샌타클래라 예금보험국립은행’을 새로 설립하며 SVB의 모든 자산과 예금을 이전시켰다. CNBC는 최근 “당국은 이번 과정에 개입하기를 꺼리고 있다”고 보도한 적이 있는데, 결국 FDIC가 퍼스트리퍼블릭을 직접 관리하는 고육지책은 불가피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퍼스트리퍼블릭이 SVB와 같은 절차를 밟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이같은 소식에 이날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43.30% 폭락한 3.5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98%까지 떨어졌다. 역대 최저다. 다만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4대 은행의 주가는 모두 소폭 반등했다. 당국이 직접 나설 경우 대형 은행들은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0.77% 상승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10% 올랐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 0.50% 뛰었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70% 오른 배럴당 76.78달러에 마감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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