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병역 논란 불씨는 여전, 무조건 성적으로 뽑는 게 답이다 [김 용의 어젯밤이야기]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취지와 시작은 좋다. 하지만 결국은 병역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아 아직 걱정의 시선을 거둘 수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28일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야구 대표팀 198인의 예비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역사에 있어 변곡점이 될 수 있다. 만 25세 이하 또는 프로 입단 4년차 이하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리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은 그동안 프로 선수들에게 병역 고민의 탈출구로 전락돼있었다. 금메달을 따면 병역 혜택을 받았다. 가장 강한 라이벌 일본이 아시안게임에는 사회인팀을 내보내기에 금메달 확률이 매우 높았다. 병역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으니, 메이저리그팀과 붙어도 이길 기세를 보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구단, 선수는 어떻게든 자신들의 이득을 챙기기 바빴다. 코칭스태프나 선발위원회도 야구 후배들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금메달의 숭고함이 아니라, '오직 병역'으로 결론이 귀결되니 선수 선발 과정에 있어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추한 장면들이 대거 연출됐다. 그 사례를 일일이 나열하지는 않겠다.
그 부작용을 줄이겠다는 게 아예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리자는 것이다. 여기에 팀별 안배를 뒀다. 한 팀에서 최대 3명 넘지 않게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와일드카드 예비 명단을 보면 세대교체와 개혁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김광현, 양현종, 양의지 등 약한 포지션에 슈퍼스타들의 이름이 들어가지 않았다. KBO는 그동안의 논란을 의식했는지 이번 명단은 병역 문제를 전혀 신경쓰지 않고 선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야구계 반응을 보면 결국 키는 병역이다. 각 팀 감독들은 "우리 팀에서 3명이 다 선발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지금 198명은 큰 의미 없다. 결국 최종 엔트리에 들 선수는 25세 이하 중 각 팀 주전급 선수들로 구성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나이가 많은 병역 미필 선수든, 적은 미필 선수든 팀의 핵심이 혜택을 받는 것에만 각 팀들이 '올인'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LG 트윈스를 예로 들면, 이미 병역 문제가 해결된 고우석보다 미필자인 정우영, 이정용, 김윤식 등이 선발되는 게 훨씬 좋은 시나리오일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 재일교포 3세 안권수는 4년차 이하 자격으로 선발 자격이 있는데, 병역 혜택을 받으면 KBO에서 계속 뛸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당장 내년 일본으로 돌아가야 해 이슈의 주인공이 돼버렸다. 올시즌 롯데 이적 후 최고의 톱타자로 성장했기에, 롯데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그를 아시안게임에 보내고 싶을 것이다.
이번 대회는 시즌 중단 없이 선수들을 추려 참가한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SSG 랜더스 박성한과 같이 팀의 핵심인데 군필 선수라면 팀들은 과연 이 선수들을 보내고 싶을까. 솔직한 얘기로 절대 아닐 것이다. 시즌이 한창인데 전력 타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오히려 팀당 3명 제한이 논란 없이 병역 혜택을 골고루 나눠 가지자는 암묵적 합의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KBO가 비난을 듣지 않으려면, 선발 시점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로 엔트리를 채워야 한다. 소위 말하는 구단들의 '민원'을 처리해주면 안된다. 특정 국가에 맞춤형이다, 떨어지는 변화구가 있다, 가벼운 부상이 있어 제외했다 등의 핑계는 팬들이 다 알아본다.
와일드카드도 마찬가지. 젊어졌다고 하지만 결국 관심은 초대형 FA 계약을 맺은 박세웅, 구창모 등이 선발되는 지에 대한 여부다. 만약 이들의 성적이 별로인데, 커리어가 워낙 뛰어나 뽑았다는 얘기가 나온다면 결국 선발 논란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제 국민, 야구팬들은 국제대회에 나가서 목숨 걸고 메달 따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최선을 다하고, 어느정도 납득할만한 경기력을 보이면 박수를 보낸다. 그래서 차라리 우리도 정말 병역 혜택이 주어지면 좋은 선수들을 보내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하나의 예로 대학 선발 대표팀을 보내는 것이다. 독립구단 선수들도 좋다. 대학 야구가 위기라고 하는데 선수들에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따 병역 혜택을 받는다면 그들의 쉽지 않은 야구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시안게임이 구단과 선수들의 돈벌이에 이용되는 것보다 훨씬 아름다워질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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