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자보험 가입 1191% 증가… 인종차별 범죄 특약까지 나왔다
인종차별 범죄 늘자 변호사 선임비 특약 개발
외국인 대상으로 한 여행자보험도 나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끊겼던 해외여행 수요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보험업계의 여행자보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보험사들은 보장 범위를 확대하고 상품을 차별화해 공격적인 홍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여행자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금융소비자도 급증했다. 손해보험협회를 통해 취합한 메리츠화재·삼성화재·현대해상·KB·DB손해보험 등 5개 대형 손해보험사의 1~2월 해외여행자보험 신계약 건수(단체 제외)는 23만9094건으로, 전년 동기 1만8518건 대비 약 11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자보험은 해외여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닫혔던 하늘길이 열리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하면서 여행 수요가 빠르게 회복한 영향이다. 더구나 코로나19 대유행 속 입국자들의 여행자보험을 의무화하거나 권고하는 국가들이 늘어난 것도 여행자보험 수요 증가에 기여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손해보험사들은 여행자보험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며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나손해보험은 ‘해외 폭력 상해 피해 변호사 선임비 특약’을 개발하고, 3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외에서 타인에 의한 물리적 폭력으로 상해를 입거나 관련 재판을 진행할 경우 피보험자가 부담한 변호사 선임 비용을 보장해 주는 특약이다. 기존 의료비용 보장에 집중돼 있던 해외여행자보험에서 폭력피해에 대한 법률비용을 보장하는 담보를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이번 특약은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아시안 혐오 범죄와 이에 대한 여행객의 우려를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해외에서 혐오범죄 피해를 당해도 해외현지 경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인종차별 또는 혐오범죄로 인정받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종차별로 인한 폭력상해피해 변호사선임비 보장’이 아닌 ‘해외 폭력상해피해 변호사선임비 보장’으로 개발해 보장성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해외여행에 나선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한국을 찾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여행자보험도 나왔다. 롯데손해보험은 외국인 전용 플랫폼인 크리에이트립과 제휴를 맺고 단기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외국인 국내여행보험’을 출시했다. 가입일 기준 2개월 이내 한국 방문을 원하는 외국인은 크리에이트립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여행기간·여권번호·성명·성별 등 최소 정보만으로 국내여행자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가입설명서와 보험금 청구 안내문 등 주요 문서 지원 언어를 영어·일본어·광둥어·대만어·태국어·베트남어 등 6개 언어로 확대할 예정이다.
앞서 에이스손해보험은 대한항공과 업무 제휴를 맺고 대한항공 웹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에서 여행자보험 아이콘을 클릭하거나 항공권 구매 직후 예약목록 페이지에서 여행보험 가입을 누르면 에이스손보 보험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보험사마다 여행자보험상품은 다른데, 주요 보장 담보는 상해·질병에 대한 사망 및 후유장해, 해외발생 의료비, 휴대품 손해, 배상 책임 등으로 최소 보장내용에 따라 각 담보별로 20만원에서 1억원까지 보장한다. 보험료는 하나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DB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 등의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가입할 수 있는 여행자보험상품은 4000원대다. AIG해외여행자보험의 경우14종을 담보하는데, 가입비는 1만1120원이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의 경우 해외여행 중 도난 손해를 보장하는 상품이 있다. NH농협손해보험은 골프용품 등 물품 손해 등에 대한 보장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행 수요 증가세가 지속되면, 보험사들도 계속해서 상품과 보장 범위를 차별화하고 강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황금연휴 기간인 4월 29일부터 5월 7일까지 약 131만6700명, 일평균 기준 약 14만6300명의 여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용객이 가장 많은 날은 오는 7일로 15만1400명이 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는 코로나19 이후 최다 일일 여객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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