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봤어요” 군대 10년 미루다 뇌전증 연기한 30대 실형

김남명 기자 2023. 4.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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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의무를 피하기 위해 약 10년간 입대를 미루다가 브로커를 통해 가짜 뇌전증 판정을 받는 방식으로 병역을 면탈한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김윤희 판사)은 지난 26일 병역법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송 모(33) 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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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병역 의무를 피하기 위해 약 10년간 입대를 미루다가 브로커를 통해 가짜 뇌전증 판정을 받는 방식으로 병역을 면탈한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김윤희 판사)은 지난 26일 병역법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송 모(33) 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80시간의 사회봉사도 함께 명령했다.

법원에 따르면 송 씨는 2009년 10월 최초 병역판정검사에서 신체 등급 2급의 현역 판정 받은 이후, 해외여행과 각종 질병 등을 핑계로 병역 이행 일자를 2020년 10월까지 약 11년간 미뤄왔다.

그러다 같은 해 11월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병역 면탈 범행을 주도해 온 병역 브로커 김 모 씨를 알게 된 후 그에게 900만 원을 지급하고, 병역을 감면받기 위해 병역 면탈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발작 등 증세를 허위로 호소하면서 뇌전증 환자인 것처럼 꾸며 진단서를 발급받기로 공모했다.

이에 따라 송 씨는 뇌전증 증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성남시 분당구의 한 대학 병원 의사에게 “2020년 10월 초순경 추석 때쯤 발작이 있었고 어머니가 목격했다”며 “대학교 때도 경련 증상과 온 몸이 굳어지는 증상이 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이후에도 병원을 찾아 “손이 꼬여 119 구급차를 부른 적 있다”고 말해 마치 발작 등 뇌전증 증상을 앓고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

결국 의사는 ‘(경련성) 발작’이라는 병명의 병무용 진단서를 발급했다. 송 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뇌전증 약을 계속 처방받는 방식으로 거짓 의무기록지를 발급받은 뒤 병무청에 해당 서류를 함께 제출했다.

그 결과, 그는 지난해 11월 30일 병역판정검사에서 경련성 질환으로 전시근로역인 5급 판정을 받았다.

재판부는 “계획적으로 허위 병력을 만들어 국방 의무를 면탈하고자 한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초범이고, 법정에서 범행을 모두 자백했으며, 이후 입대해 성실하게 병역 의무를 이행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는 이유로 송 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송 씨는 재검사 등을 통해 병역의무를 이행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지난 21일 병역 브로커 김 씨에 대해 병역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및 행사 혐의로 징역 4년을 구형하고 범죄수익 2억1760만 원에 대한 추징 명령을 요청했다. 김 씨에 대한 선고는 오는 6월 7일 내려질 예정이다.

김남명 기자 nam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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