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문 앞 모든 영우들에게”…‘우영우’, 이토록 완벽한 끝맺음[MK이슈]
지난 28일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에서는 제 59회 백상예술대상이 열렸다.
이날 주인공은 지난해 8월 종영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 연출 유인식, 이하 ‘우영우’)였다. ‘우영우’는 이날 총 8개 부문 9개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대상과 연출상을 수상했다.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동시에 지닌 우영우(박은빈 분) 변호사의 성장기를 그렸다. 2019년 개봉한 영화 ‘증인’의 각본을 쓴 문지원 작가와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 ‘배가본드’ 등을 연출한 유인식 감독이 의기투합, 올 여름 국내외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우영우로 밖에는 보이지 않을 만큼 찰떡같은 열연으로 따스한 힐링을 선물했던 박은빈은 이날 노미네이트 됐던 선후배를 모두 제치고 대상을 당당히 거머쥐었다.
박은빈은 “한 해 동안 무수히 많은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해 헌신하는 훌륭한 분들 많은데 저에게 주셔서 감사하다. 영우를 사랑해준 많은 분들 덕분인 것 같다”고 떨리는 목소리와 눈물로 감사 인사를 건넸다.
이 작품은 신생 채널인 ENA에서 방송됐다는 태생적인 한계를 딛고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첫방송 시청률 0.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해 매회 기록을 경신하며 17.5%로 종영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우영우 신드롬’을 불러왔던 만큼 우영우가 가진 특성인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동안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당하기 일쑤였던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재고하게 된 발판을 마련해 준 것.
박은빈은 “영우를 이해해보려는 시도가 조금이나마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알게하는 좋은 경험이 됐기를 바란다. (영우에게) 좋은 말씀 많이 해주고 많이 관심 가져준 만큼 (시선 재고에)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달라지는데 한 몫 하겠다는 거창한 꿈 없었지만 이 작품 하면서 적어도 친절한 마음 품게 할 수 있기를, 전보다 각자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다름으로 인식하지 않고 다채로움으로 인식하길 바라며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박은빈은 또 “제가 우영우를 마주하기로 마음먹기까지 시간이 꽤 필요했다.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어떤 사람으로 다가서느냐에 따라 누군가에겐 굉장히 큰 상처가 될 수 있겠구나 싶어서 두려웠다.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제가 가진 편견에서 기인한게 아닌가 매순간 검증이 필요했다. 저 스스로 한계를 맞닥뜨릴 때 있었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극 중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있고 아름답습니다’라는 대사였다. 영우를 통해 이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서 기뻤다. 어렵더라도 자신의 삶을 인정하고 힘차게 내딛던 영우 발걸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 영우와 함께한 순간을 영원히 아름답게 간직하도록 하겠다”고 ‘우영우’를 떠나보내는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유인식 감독은 또 “작년 여름 영우를 사랑해주신 모든 시청자 분들의 마음이 세상의 모든 회전문 앞에 서 있는 모든 영우들에게 뿌듯하게 전해졌으면 좋겠다”며 현실을 살고 있는 또 다른 우영우들에게 응원을 건넸다.
지난해 ‘우영우’는 장애인, 노동자, 탈북민,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조명하고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을 짚었다. 또 차별과 편견에 대해, 공정과 공평에 대해 이야기하며 화두를 던졌다. 재미와 유쾌함을 놓치지 않으면서 사회가 추구해야할 가치를 생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우영우’의 여정은 이날 시상식을 끝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백상예술대상은 TV 영화 연극을 아우르는 종합 예술 시상식이다.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지상파 종편 케이블 OTT 웹에 제공된 콘텐트와 국내에서 개봉 또는 공개된 한국 장편영화, 한국 연극을 심사 대상으로 한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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