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미군 심장부에 한국 대통령 첫 방문...美국방부 지휘센터까지 공개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각) 워싱턴DC 외곽에 있는 미 국방부 청사(펜타곤)를 방문해 미군 수뇌부로부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확장억제(핵우산) 방안을 브리핑 받았다. 윤 대통령은 또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미 국방부 전쟁 상황실인 국가군사지휘센터(NMCC)를 찾았고,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도 방문했다. 미국 측이 국방 관련 핵심 시설을 윤 대통령에게 공개해 ‘철통같은 한미 군사동맹’을 대내외에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펜타곤을 방문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등 미군 수뇌부와 안보 관련 대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 창설에 합의한 것과 관련해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에 더 실효적이고 강경하게 대응하기 위해 한미 간 확장 억제를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며 “미국의 확고한 확장 억제 공약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일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미국의 핵 능력을 포함해 한미 동맹과 대한민국 국군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오스틴 장관은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미국의 의지와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은 철통같다”면서 “확장 억제 공약에는 재래식 전력과 핵, 미사일 방어 역량을 포함한 완전한 범위의 미국 능력이 포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70년 동안 한미 동맹은 가장 견고하고 능력 있고 상호 운용성이 뛰어난 동맹으로 발전해 왔다”고 했다.
이 자리엔 우리 측에선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박진 외교부 장관, 조현동 주미대사, 신범철 국방부 차관, 김태효 안보실 1차장 등이 함께했다. 미 국방부에선 오스틴 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등 군 수뇌부가 총출동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펜타곤 국가군사지휘센터를 찾았다. 오스틴 장관은 “미국은 과거 영국 총리 등 극소수 인원의 방문을 허용했을 뿐, 최근엔 외국 주요 인사에게 NMCC를 개방한 사례가 없다”면서 윤 대통령의 NMCC 방문이 “국방부 방문의 하이라이트”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NMCC 작전부장(미 해군준장)으로부터 NMCC의 전략적 감시 체계와 위기 대응 체계에 대해 보고받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국방고등연구계획국도 방문해 브리핑을 받고 “한국군과 DARPA의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고 했다. DARPA를 외국 정상이 방문한 것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DARPA는 1960년대 인터넷의 모태가 된 아르파넷(ARPANET)을 개발했고, 지금도 GPS, 스텔스, 음성인식,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첨단 무기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이도운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이번 DARPA 방문은 우리 군의 국방 혁신, 과학기술 강군 육성에 필요한 지혜를 얻고, 한미 간 과학기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미 국방부 방문에 앞서 이날 오전 미 의회 연설에선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확실하게 억제하기 위해 한미의 단합된 의지가 중요하다”며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공조와 더불어 한·미·일 3자 안보 협력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가 최근 공개한 북한인권보고서에 담긴 인권 유린 사례 등을 언급하며 “국제사회는 북한 인권의 참상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이 핵·미사일 개발에 몰두하는 사이 북한 주민들은 최악의 경제난과 심각한 인권 유린 상황에 던져지고 있다”고 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인권 유린과 핵 문제가 사실상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후 공군 1호기 편으로 보스턴으로 이동했다. 워싱턴DC를 떠나기 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정상회담, 국빈 만찬 등의 모습이 담긴 사진첩을 건넸다. 사진첩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쓴 메모도 있었다. 메모에는 ‘윤 대통령님 내외분의 미국 방문은 저희에게도 진심으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양국 간 그리고 우리 사이의 우정이 더욱 증진되길 고대한다’는 내용이 적혔다.
보스턴으로 이동한 윤 대통령은 28일 오전(현지 시각) MIT 공대에서 아난타 찬드라카산 MIT 학장, 모더나 공동 창업자인 로버트 랭어 교수 등 디지털 바이오 분야 석학들과 대담했다. 정부 관계자는 “대담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관련 계획을 담은 ‘디지털바이오 이니셔티브’를 수립해 5월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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