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 변호사의 일침 “그저 ‘동물’이 아닙니다”

[잠깐 이 저자] ‘물건이 아니다’ 박주연

'물건이 아니다' 저자 박주연 변호사

‘물건이 아니다’(글항아리)를 낸 12년 차 변호사 박주연(38)씨는 2011년 사법연수원생 시절 얼굴에 고통이 가득한 새끼 돼지 사진을 보고 ‘동물권 변호사’가 되기로 마음 먹었다. 군부대 이전 반대 집회에서 대중의 이목을 끌기 위해 능지처참을 당한 돼지였다. 사진을 보고 그는 엉엉 울었다. “사람이 동물에게 이렇게까지 할 권리는 없잖아요.”

그로부터 10여 년. 박 변호사는 27일 통화에서 “오늘부터 시행된 11년 만에 전면 개정된 동물보호법에서 변화의 희망이 보인다”고 했다. 법 개정을 위해 그도 열심히 뛰었다. 동물권 단체 카라와 함께 법 개정 연구 및 제안 활동을 했고, 동물권 연구 변호사 단체(PNR)를 공동 설립해 말 못하는 동물들 대신 싸웠다.

이 책은 새로워진 법 조항과 기대되는 효과, 더 개선돼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박 변호사는 “이제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면 잔인성 여부를 따지지 않고 모두 학대로 명시한 것이 희망적인 부분”이라고 했다. 반면 “여전히 동물 학대자가 제한 없이 또 동물을 살 수 있고, 피해 동물이 가해자에게 되돌아가는 것을 막을 수 없어 이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더 나아가 “인간이 동물을 식량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섭취량을 줄이고 그들이 살아가는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동물이 원래부터 물건이 아니라고 생각하셨던 분들에겐 이 책이 그런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계기가 되면 좋겠고, ‘동물은 물건’ 혹은 ‘그저 동물’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겐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