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의 본래 핵심은 공공의 善과 희생이었다
유석재 기자 2023. 4. 29. 03:03
자유주의의 잃어버린 역사
헬레나 로젠블랫 지음 | 김승진 옮김 | 니케북스 | 488쪽 | 2만6000원
대한민국 헌법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말이 명시돼 있는데도 자유민주주의란 말에서 여전히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일이 없지는 않은 모양이다. 자유주의(liberalism)가 혼란스럽고 논쟁적인 정치 이념이 됐다는 것이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중심으로 하는 20세기 중반 이후의 미국적 이데올로기’로 이해되기도 한다.
그러나 스웨덴 출신으로 미국 뉴욕시립대 대학원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자유주의가 고대 로마로까지 기원이 올라가는 오래된 개념이라고 말한다. 공공선(公共善)과 의무, 자기희생에 바탕을 둔 공동체의 도덕이었다는 것이다. 프랑스 대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라파예트 등은 좌우 극단주의와 반혁명 세력으로부터 혁명의 성과를 지키기 위해 ‘공화정과 입헌 정부의 수호, 사상·언론·종교의 자유’ 등 자유주의 원칙을 내세웠다.
이후 혁명과 반동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유주의 개념엔 혼란이 생겼다. 20세기 미국의 신조가 된 자유주의는 개인의 권리와 이익, 자유방임주의, 작은 정부론 등으로 재구성됐다. 저자는 공공선과 의무, 자기희생 같은 자유주의의 핵심 요소가 배제되는 현상을 우려하고 그 지적 전통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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