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긋기]사랑이라고 쓰고 나니 다음엔 아무것도 못 쓰겠다

2023. 4. 29. 03: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버지의 헝클어진 뒷모습을 본다.

납작하게 눌린 아버지 뒷머리에 초가을 오후 햇살이 내려앉는다.

눈에 띄게 헐렁해진 아버지 허리춤 사이로 바람이 지나고, 당신의 남은 시간들이 흘러간다.

설렁, 스치는 가을바람에 휘청이는 아버지를 붙들러 뛰어간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여정 지음·틈새책방
아버지의 헝클어진 뒷모습을 본다. 낮잠을 한숨 주무시고 나오셨나. 납작하게 눌린 아버지 뒷머리에 초가을 오후 햇살이 내려앉는다. 한 살배기 아기 정수리에 소용돌이치듯 솟아난 보드랍고 가느다란 머리카락 같네. 눈에 띄게 헐렁해진 아버지 허리춤 사이로 바람이 지나고, 당신의 남은 시간들이 흘러간다. 설렁, 스치는 가을바람에 휘청이는 아버지를 붙들러 뛰어간다. 아버지가, 깃털 같다.

공연기획자가 ‘리어왕’ 등 연극 9편을 보고 떠올린 생각을 담은 에세이.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