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광부들이 쉬던 호텔에서 절벽을 보며 해산물 먹어볼까
“이곳은 1900년대에 지어졌습니다. 당시 주변은 탄광이었는데, 광부들이 술 마실 곳을 찾아 헤매다 정착한 곳이지요. 이 낡은 ‘바(bar)’ 간판이 예전부터 있던 것입니다.”
NSW 절벽 도시 클리프턴에 있는 ‘더 임페리얼 호텔’. 정문에 도착하자 직원은 우리를 지하실로 데려갔다. 박물관처럼 오래된 간판과 포스터, 조리 도구들이 가득했다.
이 동네는 1877년 ‘클리프턴 탄광 회사’가 세워진 후 광부들의 도시였다. 석탄을 수송할 부두가 생기고, 광부 가족들을 위한 우체국, 학교, 여관이 들어서며 전성기를 누렸다. 1991년 광산이 폐쇄되면서 광부들은 떠났고, 2000년대 초 호텔도 문을 닫았다. 그러나 이 절벽으로 관광객이 모여들기 시작하자 호텔은 식당과 카페가 있는 형태로 2021년 다시 문을 열었다. 원래 있던 목제 계단, 테라스, 벽난로도 복원돼 그대로 사용 중이다. 공간의 이야기도 재밌지만, 절벽 아래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해산물 모음’도 신선하고 맛있다. 옆에 놓인 스테이크에 손이 가지 않을 정도다.
NSW 남쪽 해안 몰리묵에는 영국의 유명 셰프인 릭 스타인이 2009년에 연 레스토랑이 있다. 이름은 ‘릭 스타인 앳 바니스타’. 메뉴도 ‘연어와 망고, 시나몬, 정향을 넣고 끓인 카레’ 등 그가 평소 좋아하는 것들이다. 디저트 메뉴는 “릭은 평소 건포도 아이스크림에 셰리주를 넣은 후, 에스프레소, 비스코티와 함께 먹었다”는 요령을 알려준다. 따라 하는 맛이 있다.
호주는 채소가 해산물과 고기만큼이나 맛있다. 여기서라면 나도 채식주의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채식을 즐기기 좋은 식당은 ‘치즈윅 울라라’다. 채소가 어찌나 달콤한지, 당근에서 고구마 맛이, 비트에서 푹 익은 용과 맛이 난다. 로즈메리와 함께 구워져 나오는 포카치아는 평소 빵을 안 좋아하는 사람도 다 먹게 한다.
시드니 ‘아 마레’는 맛있는 이탈리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직접 만든 부라타 치즈는 먹기 편하게 다 발라주고, 바질 페스토 파스타도 눈앞에서 요리한다. 갓 튀긴 송아지 커틀릿도 바삭함과 쫄깃함이 어우러진다.
시드니에서 만찬을 즐기기 좋은 곳은 ‘아리아’다. 솜씨 좋게 조리된 게살 요리도, 정갈하게 담긴 스테이크도 맛있지만, 무엇보다 이곳의 장점은 위치! 불 켜진 오페라하우스를 야경으로 즐기며 마지막 밤을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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