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착공, 평년 비해 반토막… 공급 부족에 집값 자극할 우려
올 1분기 전국 주택 착공 실적이 최근 10년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자재 값이 급격히 치솟은 데다, 작년 말 레고랜드 사태로 건설비 조달에 필요한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이 경색되면서 건설사들이 사업을 꺼리기 때문이다. 반면 극도로 위축됐던 주택 수요는 집값 조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늘고 있다. 주택 수요는 살아나는데 이를 소화할 물량은 부족해져, ‘공급부족발(發) 집값 불안’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전국 주택 착공 실적은 5만3666가구로 최근 10년 1분기 평균(9만6396가구)에 비해 44.3% 줄었다. 인·허가와 분양 실적도 각각 24.8%, 55.2% 감소했다. 3대 지표가 일제히 급감한 것으로, 건설 업계에선 “주택 공급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주택 공급이 부진한 것은 치솟은 공사비와 높은 PF 대출 금리 때문에 건설사들이 몸을 사리는 영향으로 해석된다. 시멘트, 철근 등 주요 건설자재 가격은 2년 전에 비해 많게는 50% 이상 급등했고, PF 금리 역시 10%가 넘는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성공적인 주택 사업의 이익률이 15~20% 정도”라며 “건설 자재 값과 금융 비용을 감안하면 지금은 사업을 안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반면, 주택 수요는 바닥을 다지고 회복되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24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0.11% 하락하며 14주 연속 낙폭이 줄었다.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80.6을 기록하며 25주 만에 80선을 회복했다. 이 지표는 주택 수요와 공급의 상대적 우위를 0~200 사이 숫자로 지표화한 것으로, 클수록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지금처럼 수요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주택 공급이 위축되면, 안정세를 찾던 집값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택 공급 부족을 예상하면서, 당장 주택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매수 수요에 가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1년간 집값이 꽤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주택 수요는 앞으로도 점차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아파트 건설 기간을 감안하면, 2~3년 후에는 집값이 급등하면서 시장 불안이 재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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