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레터] 저승을 보았다
망자들이 열차를 타고 저승에 도착한다. 아무도 가본 적 없는 장소. 뮤지컬 ‘신과 함께’는 저승의 모습을 저렇게 상상했다. 위트 넘치는 LED 간판들부터 보시길. 죽었CU, 다죽소, 헬벅스, 메종 드 염라, 망자날드···. 무대는 윤회를 시각화한 바퀴 모양이고, 바닥과 벽도 LED 스크린이다. 현대화된 저승은 우스꽝스럽지만 이승과 닮아 있다.
주인공은 평범한 회사원 김자홍. 39세에 과로사한 그의 운명은 칼이 빼곡한 도산(刀山)지옥, 솥이 펄펄 끓는 화탕(火湯)지옥, 불효한 자를 얼음에 가두는 한빙(寒氷)지옥 등을 지나며 49일간 일곱 번의 재판으로 결정될 참이다. 저승의 국선 변호사 진기한이 “정의를 구현하겠다”며 김자홍을 돕는다.
서울예술단이 공연 중인 ‘신과 함께’는 웹툰이 원작이다. 영화 ‘신과 함께’보다 먼저 세상에 나왔다. 재판 장면마다 관객은 거울처럼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숱한 못 자국이 있는 엑스레이 사진을 보여주며 “네가 부모 가슴에 박은 못이다!” 외칠 땐 뜨끔하다. 이승의 루저 김자홍은 저승에선 위너가 된다. 착하게 살았기 때문이다. 대통령부터 거지까지 모두가 언젠가는 죽는다. 누군가 마지막 길을 배웅할 것이다. 공연을 본 감상은 이 한 줄로 요약된다. 착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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