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부터 백신개발·디지털 헬스까지···한미 바이오 공급망 '밀착'
한미 클러스터라운드테이블 개최
카카오헬스케어-구글 바이오기술
카이스트-MGH 임상진행 등 협약
벤처·스타트업도 200억 투자유치
尹 "협업·가치창출 경험 공유를"
글로벌 혁신특구 방안 수립키로
의료·디지털·제약 등 바이오 분야를 대표하는 한미의 기업과 민간·공공 분야 기관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기간 중 23건에 달하는 투자 및 협력 양해각서(MOU)들을 잇따라 체결하면서 양국의 동맹은 바이오 분야의 공급망 협력 강화로 이어지게 됐다. 아울러 인류의 기대수명 증대와 디지털 및 생명공학 기술 등의 발전으로 동반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한미가 기술 연구에서부터 상품의 제조, 판매, 사후 데이터 관리에 이르는 바이오 산업의 전 주기를 함께 선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윤 대통령은 첫 미국 국빈 방문을 두 달여 앞둔 올 2월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전략회의’를 열고 “바이오헬스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며 대대적인 지원을 주문한 상태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미 마지막 일정을 보스턴으로 정한 배경도 이 같은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의지가 반영됐다. 특히 윤 대통령은 당시 회의에서 “벤처와 청년들이 이 분야에 도전하고 이를 주도해나갈 수 있도록 한국판 보스턴 클러스터 조성을 적극 추진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산업이 제2의 반도체가 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기업과 인재를 지원할 대학, 연구개발(R&D)의 산실인 병원과 연구소가 모인 클러스터가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보스턴 랑햄호텔에서 ‘한미 클러스터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고 한국에도 보스턴과 같은 혁신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한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양국 글로벌 기업인들과 학계 관계자들에게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보스턴이 혁신 스타트업의 밀도와 수준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의미의 별칭인 ‘지구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1스퀘어(the best innovative square mile on the planet earth)’로 불리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인재들이 첨단산업 분야에서 산학 공동 연구와 창업을 주도해 보스턴은 글로벌 테크·바이오 기업, 세계적 금융기관, 컨설팅, 로펌, 연구소, 병원 등이 협력해 세계 최고의 기업과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클러스터라운드테이블에 보스턴에서 활동하고 있는 벤처·스타트업 혁신 허브(스타트업 육성 기관), 임상·연구 병원, 주요 바이오 기업 및 법률가 등도 초대해 국내 기업과의 협업을 지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데이비드 브라운 하버드 의대 매사추세츠병원(MGH) 원장과 글로벌 제약 기업인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 윌리엄 헤이트 존슨앤드존슨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각계의 전문가들이 보스턴 클러스터에서 산학 R&D, 투자, 법률, 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협업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는지 상호 경험을 공유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의 방미와 한미 클러스터라운드테이블을 계기로 양국 기업과 관계 기관들이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다수의 MOU를 체결하는 성과도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MGH가 K바이오기업의 임상 진행을 위한 패스트트랙을 신설하기로 했고 카카오헬스케어는 구글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바이오 기술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또 첨단산업의 핵심인 임상 빅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MOU도 체결됐다. 한국 메디사피엔스는 미국 샤프 병원그룹이 보유한 신생아 유전 정보를 스타트업의 희귀 질환 분석 기술에 활용하는 MOU를 맺었다. 이뿐만 아니라 유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는 백신원료물질(CRM197) 공급을 협력하기로 했다. 한미 기업과 기관들이 바이오 분야에서 원료 공급과 백신 개발, 빅데이터 등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업에 나서는 것이다.
특히 부대 행사로 열린 ‘투자, 현지 진출, 지재권 상담회’에서 국내 벤처와 스타트업 기업들은 약 1500만 달러(약 200억 원)의 투자 유치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클러스터는 기업뿐만 아니라 기업의 활동을 지원하는 연구소, 대학, 서비스 기업 및 기타 지원 기관 등이 일정 공간에 같이 존재해 상호 간에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주체들의 집적과 상호 유기적인 분업, 협업을 통해 작게는 비용 절감으로부터 크게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연결해 보다 많은 경제적 가치를 역할하는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반영해 국내에 글로벌 수준의 규제 개선을 통해 클러스터 혁신을 촉진하는 ‘글로벌 혁신 특구 조성 방안’을 수립하는 등 경제 혁신의 원동력이 되는 클러스터 육성 정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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