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 우크라 문제, 강경했던 尹대통령 [대통령의 연설]
윤석열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가 공개될 때마다 국내의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는 폭탄발언이 담겨 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공개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북한에 대한 최신 무기 지원까지 언급하는 등 양국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최근까지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떤 살상 무기 제공 가능성도 배제한다고 분명히 확인했다”며 “그 나라 국민이 러시아의 최신 무기가 그들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우리의 파트너인 북한의 손에 있는 것을 볼 때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그들 말대로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주고받는 대가)”라고 위협했습니다.
아무래도 외신이 진행하는 인터뷰들은 국제정세에 관한 질문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고, 현재 민감한 외교현안이 산적해 윤 대통령이 인터뷰를 무난하게만 흘려보내기 힘든 상황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모든 인터뷰가 세계적 이목을 끌어야만 하는지는 의문이 남는데요.
대통령의 연설 이번 회차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역대 대통령의 연설기록을 살펴보려 합니다. 냉전시대를 마치고 양국이 수교를 맺는 시작점은 좋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우크라 분쟁이 악화되는 것이 연설기록에도 적나라하게 드러나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기록들입니다.
노 전 대통령은 1992년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또 독립국가연합(CIS)의 나라들과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바로 두 주일 전에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한 바 있고 7월 초 우리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 및 카자흐스탄 공화국을 방문하는 등 모든 독립국가연합 국가들과 호혜적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라며 “나는 독립국가연합국가들의 민주화와 시장경제 도입의 성공이 세계평화와 번영에 긴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한국의 대통령들은 우크라이나 대통령들이 방한할 때 환영사를 내며 양국의 우호를 다지는 등 한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우크라 사태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지난해부터는 위기감이 한껏 고조됐는데요. 우리 정부도 처음에는 경제적 여파에 집중했던 모습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2년 2월초 제7회 국무회의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차질이 지속되고 있으며,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고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며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습니다”라며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범정부 대응체계를 가동하여 분야별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종합대응계획을 미리 마련해 두기 바랍니다”라고 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던 2월22일에는 ‘2022년도 국가안전보장회의 및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장문의 연설에 나섭니다. 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존은 존중되어야 합니다”라면서도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합니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어서 “세계 각국은 우크라이나 문제가 조속히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힘을 합쳐서 노력해야 할 것이며, 한국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이러한 노력에적극 동참할 것입니다”라며 “사태가 급박하게 전개됨에 따라 이제는 더욱 신속하고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응 태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우크라이나 거주 교민들의 보호와 철수에 만전을 기하고, 관련국들과도 긴밀히 협력해 주기 바랍니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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