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파월도 낚시 당했네…“젤렌스키 입니다” 상대는 알고보니

김덕식 기자(dskim2k@mk.co.kr) 2023. 4. 28.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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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 [AFP =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사칭한 러시아 코미디언들의 전화를 받고 장시간 인플레이션과 경제 전망에 관한 얘기를 나눈 것으로 밝혀졌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방송은 이날 블라디미르 쿠즈네초프, 알렉세이 스톨랴로프와 파월 의장의 통화 발췌본을 방영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파월 의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사칭한 러시아 코미디언이 미국 통화 정책과 경제 및 인플레이션 전망에 관한 일반적인 질문을 하자 정중하게 답변했다. 파월 의장의 답변은 그가 기자회견 등 공개 석상에서 내놓은 발언과 대동소이했다고 WSJ는 전했다.

파월 의장은 또 서방의 제재 타격을 최소화한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장을 ‘대단히 유능하고 성공적인 테크노크라트’라고 극찬하면서 그의 노력 등으로 미국 제재가 기대했던 것만큼 뼈아프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통신사들이 전했다.

연준 대변인은 파월 의장이 지난 1월 자신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는 누군가와 통화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 어려운 시기에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한 지지 차원에서 이뤄진 화기애애한 대화였을 뿐 민감하거나 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코미디언들이 파월 의장과 직접 통화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중앙은행의 보안 절차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CNBC는 지적했다.

파월 의장과 통화한 이들 코미디언은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비롯해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과 통화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달에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표적으로 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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