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광우의시네마트랩] 오래된 극장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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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모든 극장이 멀티플렉스인 상황이라 원형을 유지한 단관 상영관을 찾아보기 힘들다.
쇠락한 극장의 이미지를 활용한 외국의 걸작으로는 타이완의 차이밍량 감독의 '안녕, 용문객잔'(2003)이 있고, 마을 사람들의 추억이 서린 극장이 파괴되는 이미지를 그린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시네마 천국'(1988)이다.
또는 (선댄스영화제처럼) 영화인이나 연예인이 모일 만한 행사를 기획해서 행사장으로 극장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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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국의 ‘시네마 시어터 어소시에이션’(Cinema Theatre Association)이나 미국 ‘시어터 히스토리컬 소사이어티 오브 아메리카’(Theatre Historical Society of America)와 같이 오래된 극장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단체도 있다. 극장 자체도 독특한 건축물이며 극장의 기능과 기억이 지닌 문화적 가치를 지키려는 이들이다.
과거 도심의 큰 극장들은 그 도시 문화의 중심 역할을 했다. 영화만 상영한 것이 아니라 유명 가수들의 순회 공연이 있었고, 전당대회나 회합 장소로도 활용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도시 외곽에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도심에 유동 인구가 줄면서 극장의 기능이 약화되었다. 그래서 지방 도시들은 도시의 과거 중심을 원도심이라고 부르면서 재생을 기획하기도 한다.
기왕 있는 건축물이니 외관은 유지하고 실내를 수리해서 새로운 공연 및 상영장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수 있다. 이미 최근 대중영화는 멀티플렉스에서 상영되니 그 지역의 역사성을 감안해서 (서울 허리우드극장의 실버영화관처럼) 고전영화를 정기적으로 상영하고, 관리의 편의성을 위해 (뉴욕의 앤솔로지 필름 아카이브스처럼) 하루에 2회 정도만 상영하며, (무주산골영화제처럼) 지역민을 위한 짧은 기간 영화제를 할 수도 있으며, 서울·부산·부천·전주·제천영화제의 프로그래머들이 추천한 작품을 모아서 상영해서 지역민들도 문화적 혜택을 누리고, 관광객이 모이게 유도할 수 있다. 또는 (선댄스영화제처럼) 영화인이나 연예인이 모일 만한 행사를 기획해서 행사장으로 극장을 활용한다. 이렇게 문화계 유명인들이 원주를 방문하게끔 하면 원주 관광산업 진흥에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 이렇게 해서 최소한 극장 문화와 관련해서는 원주가 위에 언급한 국제적인 대도시와 동급이 되길 바란다.
노광우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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