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손 들어준 WTO…미국과 세탁기 세이프가드 분쟁 승소 확정

서울의 한 가전제품 매장에 전시된 세탁기. 2018.1.23/뉴스1

한국 정부가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조치 부당성을 두고 벌인 소송에서 승소를 확정했다.

주 제네바 한국대표부에 따르면 WTO(세계무역기구) 분쟁해결기구(DSB)는 28일(현지시간) 세탁기 세이프가드 분쟁 관련 한국 측 손을 들어준 패널보고서를 채택했다.

한국은 이번 소송 관련 지난해 2월 승소 판정을 받았는데 이후 미국이 불복해 상소를 제기할지 여부가 관건이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미국과 분쟁을 마무리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했고 미국이 상소 포기 의사를 밝히며 이번에 패널보고서가 채택됐다.

앞서 미국 정부는 수입산 세탁기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자국 업계 주장을 받아들여 2018년 2월부터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치를 부과했다.

미국은 용량 10㎏ 이상 세탁기에 대해 연간 120만대까지는 최대 20%, 이를 넘기면 50%가 넘는 관세를 물렸다. 삼성전자·LG전자 등 우리 가전 제조업체가 이런 조치의 영향을 받았다.

사실상 한국산 세탁기를 겨냥한 조치에 따라 우리 정부는 2018년 5월 WTO에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를 제소했다.

WTO는 지난해 2월 미국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치의 WTO 협정 위반 여부를 다툰 분쟁에서 우리 정부의 승소를 판정한 패널보고서를 회람했다.

WTO는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해 △미국의 세탁기 수입 증가로 인한 피해가 WTO와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조약상 세이프가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점 △조치의 적용과 보호대상인 산업 범위, 인과관계에 대한 논리가 부족하다는 점 등을 들어 한국 측 주장을 인정했다. 또 절차적 쟁점 3가지 중에선 미국이 한국에 충분한 사전협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승소 판단을 했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