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고급 야구가 LG의 발 야구를 이겼다, 짜릿한 역전극 3연승 파죽지세 '연장 11회 우천 잠실벌 4시간 14분 대혈투' [잠실 현장]
KIA 타이거즈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올 시즌 LG 홈 최다 2만2695명 입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연장 11회 혈투 끝에 4-3 역전승을 거뒀다. LG는 전날(27일) SSG전 승리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15승 9패를 마크했다. LG는 같은 날 두산에 승리를 거둔 SSG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반면 KIA는 3연승을 질주하며 10승 11패가 됐다.
해가 지고 저녁부터 잠실벌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KIA는 9회초 2사 2루, LG는 9회말 2사 1루의 기회를 각각 살리지 못했다. 승부는 연장으로 돌입했다. 연장 10회초. KIA는 2사 후 류지혁이 김진성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쳐냈다. 그러나 김규성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진 연장 10회말. 1사 후 앞서 대주자로 나섰던 신민재가 유격수 키를 넘어가는 좌중간 안타로 출루했다. KIA 투수 정해영의 견제구가 계속해서 1루로 뿌려지는 가운데, 2사 후 기어코 2루 도루에 성공했다. KIA 배터리의 피치 아웃도 뚫어버린 '번개 스피드'였다. 하지만 박동원이 좌익수 직선타로 물러나며 득점에 실패했다.
연장 11회초. KIA의 고급 야구가 나왔다. LG 투수는 유영찬. 그러나 유영찬이 흔들렸다. 선두타자 김선빈이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대주자 홍종표로 교체됐다. 최형우는 우익수 플라이 아웃. 변우혁의 볼넷과 소크라테스의 3루수 방면 내야 안타로 절호의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이창진이 중견수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리는 고급 야구를 펼치며 4-3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11회말. 여전히 KIA 투수는 정해영. LG는 선두타자 서건창이 우중간 안타로 출루했다. 하지만 박해민이 1루수 파울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난 뒤 홍창기의 타구가 2루수 직선타로 이어졌고 서건창이 귀루에 실패하며 더블 플레이로 연결, 이날 경기가 마무리됐다.
KIA는 1회초부터 임찬규를 공략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1사 후 고종욱이 우전 안타를 친 뒤 김선빈의 좌월 2루타 때 3루까지 갔다. 후속 최형우 타석 때 포일이 나오면서 3루 주자 고종욱이 선취 득점을 뽑았다. 계속해서 최형우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황대인이 우익수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렸다. 점수는 2-0이 됐다. 임찬규는 2회 또 실점 위기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이찬진의 중전 안타, 1사 후 박찬호의 1루 땅볼 때 오스틴의 2루 송구가 옆으로 빠졌다. 공식 기록은 오스틴의 송구 실책. 하지만 류지혁과 고종욱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큰 위기를 넘겼다.
위기 뒤 기회였다. 2회말 LG가 곧장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선두타자 오스틴의 볼넷과 김현수의 좌전 안타, 문보경의 몸에 맞는 볼로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박동원이 삼진, 김민성이 포수 파울 플라이 아웃으로 허무하게 물러났으나, 박해민이 우중간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승부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양 팀 선발들의 호투가 펼쳐졌다. 임찬규는 3회부터 5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 범퇴 처리하는 등 11타자를 연속으로 침묵시켰다. 양현종 역시 3회에는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안타를 얻어맞았으나, 견제구로 잡아냈다. 4회엔 선두타자 오스틴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후속 세 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이때 KIA 벤치의 머릿속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초반부터 많은 작전을 시도하고 있는 LG 트윈스였기 때문이었다. 팽팽한 투수전 흐름 속, 한 점 싸움이라면 짜내기 점수가 필요했다. 스퀴즈 번트를 떠올릴 법한 상황. KIA 내야진은 전체적으로 전진 수비를 펼치며 번트를 대비했다.
다음 타자 역시 발 빠른 좌타자 홍창기. KIA 수비진을 한껏 당겨놓은 채 타격에 임할 수 있었다. 결국 홍창기는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를 공략, 중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바운드가 크게 된 공이 유격수 박찬호의 키를 넘어가며 적시타로 연결됐다. 만약 정상 수비를 펼쳤다면 홍창기는 1루에서 아웃될 수도 있었던 타구로 보였다. LG는 문성주가 중전 안타를 치며 1,2루 기회를 이어갔으나 오지환이 삼진, 오스틴이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되며 추가점을 내지는 못했다.
LG는 6회에도 임찬규를 마운드에 올렸다. 김선빈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뒤 최형우를 좌익수 뜬공 처리한 임찬규. 여기까지였다. 5⅓이닝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 총 83개의 공을 던진 가운데, 속구 37개, 커브 21개, 체인지업 20개, 슬라이더 5개를 각각 섞어 던졌다. 속구 최고 구속은 144km까지 나왔다. 임찬규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박명근은 황대인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솎아내며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6회말 LG는 또 한 번의 견제사로 공격의 흐름이 끊겼다. 1사 후 문보경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그러나 후속 박동원 상대로 초구도 던지기 전에 1루 견제에 걸리며 아웃됐다. LG는 7회 등판한 정우영이 삼자 범퇴로 KIA 타선을 봉쇄했다. KIA는 7회 김대유가 마운드에 올라 안타와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2사 1,2루 위기에 몰렸으나, 구원 등판한 최지민이 오스틴을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시키며 위기를 넘겼다.
LG의 승리로 순조롭게 끝나는가 싶었으나, 8회 KIA의 큰 것 한 방이 터졌다. 8회초 구원 등판한 이정용을 상대로 박찬호 타석 때 대타 이우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한가운데 속구(147.2km)를 공략, 좌중월 동점 솔로포(시즌 1호)를 작렬시켰다. 3-3 원점. 발사각 26.1도. 타구 속도 169.8km. 비거리는 124.3m였다.(구단 트랙맨 데이터 기준) 대타 홈런은 개인 첫 번째이며, 올 시즌 2번째, 통산 1003번째였다.
동점이 되자 KIA는 8회말 마운드에 전상현을 올렸다. 그러나 김현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여기서 LG는 '스페셜리스트' 대주자 신민재를 투입하며 KIA를 압박했다. 1사 후 KIA 배터리의 피치 아웃에도 불구하고 2루 도루에 성공한 신민재. 그러나 박동원과 서건창이 각각 외야 뜬공으로 물러나며 점수를 얻지 못했다.
9회초 LG는 '클로저' 고우석이 출격했다. 최형우를 좌익수 뜬공, 변우혁을 루킹 삼진 처리한 고우석. 소크라테스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후 2루 도루까지 허용했으나 이창진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9회말 LG는 2사 후 문성주가 안타로 출루했으나 오지환이 삼진을 당했다. 결국 경기는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KIA의 올 시즌 3번째 연장전(이전까지 0승 2패)이자, LG의 4번째 연장전(2승 1패)이었다. 그리고 최후의 승자는 KIA 타이거즈였다. 결과적으로 연장 11회에 나온 KIA의 고급 야구가 LG의 발 야구를 누른 경기였다.
- KIA : 류지혁(3루수)-고종욱(좌익수)-김선빈(2루수)-최형우(지명타자)-황대인(1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이창진(우익수)-한승택(포수)-박찬호(유격수). 선발 투수는 양현종.
잠실=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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