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大選에 쏠린 관심, 월드컵 못지않게 뜨거운 까닭은
“中시장 잡아야 소고기·콩 수출”
71년 집권 여당 후보인 페냐
“미국과 대만 계속 안고 가겠다 "
중남미의 내륙국가 파라과이 대통령 선거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오는 30일(현지 시각) 치러지는 파라과이 대선이 양안 갈등으로 지정학적 갈등이 증폭되는 중국과 대만의 대리전(戰) 성격을 띠고 있는 데다, 대선 결과가 전 세계 주요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소고기·대두(大豆·콩) 수출 판도 변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집권 여당의 40대 보수 기수인 산티아고 페냐(44) 콜로라도당 후보는 대만 편이다. 파라과이에서 1947년 이후 2008∼2012년을 제외한 71년간 집권한 콜로라도당은 대만의 최정예 수교국이라는 전통적 외교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파라과이는 대표적인 친(親)대만 국가로 꼽힌다. 대만과 수교한 13개 나라 가운데 파라과이를 제외한 12국은 바티칸과 마셜제도, 과테말라 등 도서 국가나 소규모 도시국가다. 파라과이는 중국과는 수교하지 않았다.
페냐 후보는 지난 1월 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워싱턴, 예루살렘, 대만이라는 지정학적 관계를 계속 안고 갈 것”이라며 “이 삼각형은 파라과이 발전을 위한 구도”라고 한 바 있다.
반면, 야권 연합인 정통급진자유당(PLRA)의 에프라인 알레그레(60) 후보는 탈(脫)대만 주자다. 70년 넘게 여당세가 강했던 종전 선거판과 달리 최근 여론조사에서 1~2%포인트 차이로 페냐 후보와 접전하고 있다. 알레그레 후보의 접전이 주목받는 이유는 야권이 집권할 경우 파라과이의 전통적 외교 공식을 깨고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파라과이는 세계 10대 소고기 수출국이자 4대 대두 수출국인데, 대만과의 의리를 지키느라 세계 최대 수요처 가운데 하나인 대중(對中) 수출이 막혀 있다. 알레그레 후보는 소고기·대두를 중국 시장에 개방하기 위해 1957년부터 이어진 “대만과의 수교 관계를 다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또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미국, 유럽(EU) 국가들의 통상 당국은 대중 수출 경쟁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할 가능성 때문에 이번 파라과이 대선에 월드컵 대(對)파라과이전 못지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투표 결과는 30일 오후 7시쯤 나온다. 차기 대통령은 8월 15일 취임한다. 임기는 5년(단임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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