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기본기+다재다능 노트북, 에이수스 젠북 14 플립 OLED
2023. 4. 28. 22:24
최근 노트북의 트렌드는 ‘다재다능’이다. 노트북을 고르는 기준이라면 성능이나 휴대성, 부가기능, 화면 품질 등 다양한 것을 들 수 있는데, 요즘 나오는 노트북은 이 중 최소 2~3가지 이상의 장점을 갖추고 있어야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에이수스의 2023년형 노트북인 젠북 14 플립 OLED(ASUS Zenbook Flip 14 OLED)는 이런 조건에 충분히 부합하는 제품이다. 15.9mm의 얇은 두께에 75Wh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휴대성을 높였고, 기존 풀HD급 LCD 화면보다 우월한 화질을 선사하는 2.8K급 OLED 화면을 갖췄다. 그리고 최대 13세대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를 탑재해 성능을 강화했으며, 터치스크린을 360도까지 젖혀 태블릿처럼 이용할 수 있는 변신 기능, 필기 가능한 스타일러스 펜까지 제공하는 등 다양한 재주를 품었다.
변신도 하고 필기도 가능한 노트북
젠북 14 플립 OLED의 본체는 알루미늄 합금 재질을 적극적으로 적용했다. 겉보기에 고급스럽고 미 국방성의 ‘밀리터리’급 표준을 통과해 내구성도 기대할 만하다. 두께 역시 15.9mm로 얇다. 본체 무게는 1.5kg으로 아주 무거운 편은 아니지만, 최근 14인치급 화면에 1kg급의 초경량 노트북도 많이 나온 터라 이런 제품에 익숙한 소비자가 젠북 14 플립 OLED를 들어보면 의외로 묵직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다만, 이는 터치스크린 및 펜 입력을 지원하는 노트북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젠북 14 플립 OLED의 14인치급 화면은 터치스크린이며, 화면에 직접 필기 입력이 가능한 스타일러스 펜도 함께 제공한다. 직접 만지고 펜으로 필기도 해야 하기에 일반 노트북의 화면보다 튼튼한 재질을 적용해야 한다. 화면 표면에는 내구성이 높은 것으로 유명한 코닝 고릴라 글래스를 적용했는데, 이 때문에 무게도 약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무게 면에선 약간의 아쉬움이 있지만 들고 다니기 불편할 정도는 아니며, 특유의 변신 기능을 통해 활용성을 높인 점은 좋다. 일반적인 노트북 모드 외에, 화면을 270도 정도 젖혀서 동영상 감상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스탠드 모드’ 및 ‘텐트 모드’를 제공한다. 그리고 화면을 360까지 완전히 접어서 마치 ‘아이패드’처럼 쓸 수 있는 ‘태블릿 모드’도 이용할 수 있다.
노트북과 함께 제공하는 에이수스 펜 2.0(ASUS Pen 2.0)은 최근 노트북에서 적용이 확대되고 있는 MPP 2.0 기술에 호환되는 스타일러스 펜이다. 펜 끝이 딱딱하고 4096 단계의 필압을 인식한다. 펜 본체에는 지우개 버튼과 오른쪽 클릭 버튼 등도 달려 있으며, 펜 상단 부분을 살짝 당기면 펜 본체의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USB 타입-C 포트도 모습을 드러낸다.
완전한 무전원 펜은 아니지만 건전지를 넣을 필요가 없는 점은 좋다. 그리고 펜 본체와 더불어 교체 가능한 펜촉을 총 4개(2H, H, HB, B) 제공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각각의 펜촉은 2H 연필의 단단한 필기감, B 연필의 무른 느낌 등을 흡사하게 재현했다.
눈 즐거운 OLED 화면, 숫자 키패드로 변신하는 터치패드
탑재된 화면은 활용성이 높을 뿐 아니라 화질도 우수하다. 일반 노트북에 흔히 적용되는 LCD 화면에 비해 컬러 표현능력, 시야각, 응답속도 등 대부분의 품질 지표에서 우수한 OLED 화면을 적용했다. 화면의 해상도(정밀도) 역시 일반적인 풀HD급(1920x1080) 보다 정교한 2.8K급(2880x1800)의 영상을 표시할 수 있다. 화면 밝기도 550nit로 밝은 편이다.
키보드에는 어두운 곳에서 작업할 때 유용한 LED 백라이트(백색)를 탑재했다. 그리고 전원 버튼이 키보드 우측 상단에 일반 키보드 키와 같은 형태로 달려 있는데, 이런 형태의 전원 버튼은 작업하다가 실수로 눌리기도 하는 단점이 있었다. 다만 젠북 14 플립 OLED의 전원 버튼을 실제로 눌러보면 일반 키에 비해 훨씬 반발력이 강해서 쉽게 눌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업 중에 실수로 누르는 사태를 어느정도 방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14인치급 이하의 소형 노트북은 대부분 키보드의 우측의 숫자 키패드를 갖추고 있지 않다. 대신 젠북 14 플립 OLED는 터치패드를 숫자 키패드처럼 쓸 수 있다. 평상시에는 일반 터치패드로 이용하다가 터치 패드 우측 상단의 전환 키를 누르면 터치패드가 가상 숫자 키패드로 변신한다. 숫자 키패드를 포기하지 못해 별도의 키보드를 연결해서 노트북을 쓰던 사용자라면 주목할 만하다.
최근의 트렌드 반영한 측면 인터페이스
측면 인터페이스는 최근의 트렌드를 적용했다. 총 3개의 USB 포트를 갖추고 있는데, 그 중 1개만 일반적인 타입-A 규격이고 나머지 2개는 타입-C 규격이다. 특히 2개의 타입-C 포트는 최대 40Gbps의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썬더볼트4 기술을 품고 있으며 모니터를 연결해 화면/음성 출력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별도의 전원 포트를 갖추고 있지 않은 대신 이 타입-C 포트에 직접 USB-PD 규격 전원 어댑터(65W)를 연결해 노트북 본체 충전을 할 수 있다.
요즘 타입-C 포트의 이용 빈도가 높아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많은 주변기기(마우스, 키보드, 외장하드 등)가 타입-A 규격이다. 주변기기를 많이 이용하는 사용자가 젠북 14 플립 OLED를 쓴다면 별도의 USB 허브나 포트 변환 어댑터를 따로 구매하는 것이 좋겠다. 그 외에 외부 모니터 연결용 HDMI(2.1) 포트 1개가 달려있으며, 유선 랜 포트가 없는 대신 별도의 USB 규격 이더넷 어댑터 1개가 기본 제공된다.
13세대 코어 비롯한 최신 사양 갖춰
내부 사양도 주목할 만하다. 인텔의 최신 프로세서인 13세대 코어 시리즈를 CPU(중앙처리장치)로 적용했다. 특히 이번 리뷰에 이용한 UP3404VA-KN089W 모델은 그 중에서도 고성능 제품인 13세대 코어 i7-1360P를 탑재하고 있다.
코어 i7-1360P는 총 12개의 코어에 16 쓰레드(처리단위)를 갖추고 있어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는데 유리하다. 기본 클럭 속도는 2.2GHz지만 부하가 걸리는 작업을 할 때는 최대 5Ghz까지 클럭 속도가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 처리 효율을 높이기 위한 설계다.
그 외에 최신 메모리 규격인 LPDDR5 메모리를 16GB 탑재했으며, 데이터를 고속으로 읽거나 쓸 수 있는 PCIe 4.0 기반의 512GB NVMe SSD를 품었다. 참고로 SSD의 교체는 가능하지만 메모리의 교체는 불가능한 구조다. 그래도 16GB 정도면 대부분의 작업을 아쉬움 없이 할 수 있으니 아쉬움이 크진 않다.
그 외에 최신 규격인 와이파이 6E 지원 무선랜, 인텔 내장 GPU(그래픽처리장치) 중에서도 고성능 모델인 아이리스 X 그래픽스(Iris X Graphics)를 탑재하는 등, 전반적으로 최신 기술을 다수 적용한 것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인텔이 지향하는 성능과 품질을 만족하는 노트북에 부여되는 Evo(이보) 인증도 받았다.
온라인 게임 플레이도 그럭저럭, 배터리 효율은 ‘굿’
에이수스 젠북 14 플립 OLED는 전반적으로 높은 사양을 갖추고 있어 일상적인 이용 및 콘텐츠 감상, 기업 업무를 비롯한 다양한 용도로 문제없이 이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게임 구동 능력은 어떨까? CPU 내장형 GPU를 갖춘 노트북은 게임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인상이 강하지만, 아이리스 X 그래픽스는 게임 구동능력도 상당부분 개선되었다고 인텔은 강조하고 있다.
인기 MMORPG인 ‘로스트아크’를 젠북 14 플립 OLED에서 구동, 많은 적들이 동시에 출현하는 ‘카오스 던전’을 플레이 해봤다. 화면 해상도 1920x1080, 그래픽 품질 ‘중간’ 수준에서 초당 평균 40~50 프레임 정도로 그럭저럭 무난한 플레이가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다만 화면 해상도를 2880x1800로 높이면 초당 평균 프레임이 20 정도로 저하되며 끊김이 심해서 매끄러운 플레이가 어려웠다. 게이밍 노트북 수준의 구동 능력은 아니지만, 대중적인 온라인 게임 정도는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배터리 유지 시간도 우수한 편이다. 배터리 100%, 화면 밝기 50% 상태에서 전원 어댑터를 빼고 유튜브 영상을 연속 구동해보니, 8시간 정도 후에도 배터리 잔량이 15%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흐름이라면 10시간 정도 배터리 구동이 가능할 것 같다. 작업의 종류에 따라 배터리 소모 정도는 달라지겠지만, 이 정도면 사양 대비 상당한 전력 효율이다.
높은 기본기에 독특함까지
에이수스 젠북 14 플립 OLED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비롯한 최신 사양을 갖췄으며, 디자인이나 두께, 배터리 효율 등의 다양한 측면에서 높은 기본기를 갖춘 노트북이다. 이와 더불어 OLED 화면 특유의 고화질, 태블릿 변형 기능 및 스타일러스 펜이 제공하는 특별한 감각, 숫자 키패드 기능을 겸하는 터치패드 등, 다른 노트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함도 적잖게 품었다.
이번에 리뷰한 에이수스 젠북 14 플립 OLED(모델명 UP3404VA-KN089W)는 2023년 4월 온라인 마켓에서 190만원대 전후에 팔리고 있다. 생각보다 무게가 조금 묵직한 점이나 메모리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한 점 정도가 옥에 티인데, 전반적으로 장점이 확실히 더 많은 제품이기에 ‘돈 값’ 못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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