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 사망률 2위 간암…1년에 한 번 검사·초기 진단 땐 완치율 90%[의술인술]

기자 2023. 4. 28.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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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은 발생률도 높고 사망률도 높기로 유명하다. 국내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31.4명으로 일본의 2배, 미국보다는 3배나 많다. 사망률도 높아 국내 암종별 사망률 2위가 바로 간암이다. 간암을 일으키는 주범은 B형간염 바이러스인데, 다행히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감염률이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알코올성 또는 지방간 환자가 계속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간암은 생존율이 낮기로 유명한데 최근에는 수술기법과 항암제의 발달로 생존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간암의 5년 생존율은 9%대였는데 최근에는 40%대까지 올라갔다. 문제는 아직도 초기가 아니라 증상이 나타난 뒤에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는 것이다. 간암은 이미 진행 중인 때에는 생존기간이 6개월을 넘기기 힘들다. 정기적인 진단으로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간암은 증상이 없어 초기 발견이 쉽지는 않다. ‘침묵의 장기’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는데, 이는 정상적인 간 조직이 30%만 남아도 기능을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건강검진 등으로 초기에 발견하는 환자들은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완치율이 90%일 정도로 성적이 좋다. 암이 전이되지 않은데다 간기능 상태가 좋아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간암의 조기발견을 위해서는 종양 표지자 혈액검사(알파태아단백 검사)와 간 초음파검사를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받는 것이 좋다. 또 간에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이보다 자주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가 가장 고위험군이라고 할 수 있으며, 요즘에는 지방간이나 알코올성 간암 환자도 꽤 있어 안심할 수 없다. 특히 간경변증 환자라면 2~3개월에 한 번씩 검사받기를 권한다.

간암으로 진단되면 간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크게 수술적 절제술과 고주파 열치료나 간동맥 화학색전술과 같은 비수술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 진단을 통해 암의 진행 정도를 파악하고, 암덩어리의 크기와 위치, 간기능 상태 등 종합적인 판단을 한 뒤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방법을 찾는다. 수술은 외과의사가, 비수술요법은 내과에서 진행한다.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법에는 고주파 열치료가 있다. 초기 암을 확실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다만 암의 위치가 혈관과 붙어있을 때는 권하지 않는다. 혈관에 열을 빼앗겨 암조직을 괴사시킬 만큼 열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간동맥 화학색전술은 수술 대상이 아닌 진행암 환자에게 시행한다. 완치가 아니라 암이 증식하는 데 필요한 산소와 영양을 차단해 암을 괴사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간에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을 찾아 항암제를 투여하고, 혈관을 막는 물질로 혈류를 차단한다. 암을 선택적으로 괴사시키고, 정상 간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지만 암의 재발이 많다. 따라서 시술 후 반드시 추적검사를 해서 재발할 때마다 재시술한다.

주로 간암 초기로 종양이 간 내에만 국한되어 있거나 간의 주변까지만 침범했을 때 수술을 고려할 수 있고, 환자의 건강상태와 간기능이 좋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한다. 수술적 절제술은 간암을 확실하게 제거하는 좋은 방법이지만 간기능이 좋지 않으면 시행하기 어렵다. 예컨대 간암 초기라고 해도 간경화로 인해 간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간 이식만이 대안이다.

간 이식 수술은 초기 진행성 간암은 물론 간경화가 심해져 더 이상 내과적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에도 가장 이상적인 치료로 알려져 있다. 특히 건강한 사람 간 일부를 환자에게 이식하는 생체 간 이식은 복잡한 과정 없이 기증자만 나타나면 바로 가능하다. 다만 진행이 많이 된 간암에서는 생체 간 이식이 제한적이다.

대부분의 간암 수술은 복강경으로 진행된다. 배에 손가락 마디 하나 크기(5~12㎜)의 구멍을 5개 정도 내고 광원과 카메라, 그리고 수술도구를 집어넣어 종양을 포함하여 간을 절제한다. 복강경 간 절제 수술시간이 개복수술과 비슷하면서도 환자가 느끼는 통증은 줄고, 회복은 더 빨라졌다. 복강경은 수술 후 하루 이틀 만에 걸어다니고 식사를 할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 개복한 환자들은 3~5일간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며, 입원기간도 길다. 게다가 개복수술은 흉터가 30㎝ 정도로 크게 남고, 아무는 과정에서 덧나기도 한다.

이승환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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