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 없었는데…자궁내막증 ‘신호’

김태훈 기자 2023. 4. 28.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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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 여성 환자 비중 높아
난소종양 등 합병증 땐 불임도

전에 없던 생리통이 갑자기 생겼거나 월경 전부터 골반통을 겪는다면 자궁내막증이 아닌지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난임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조언이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쪽을 덮고 있어야 하는 자궁내막 조직이 원래 위치가 아닌 부위에 나타나는 질환이다. 형태는 다양해서 난소에 낭종을 형성하기도 하며 드물게 배꼽이나 폐에 자라는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궁내막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8년 12만2277명에서 2021년 17만8383명으로 지속해서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30대와 40대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자궁내막증이 생기는 원인은 확실하지 않으나 월경혈 역류로 보는 가설이 가장 우세하다. 가장 흔한 증상은 월경이 있을 때나 그 직전에 수반되는 골반통이다. 생리통과 요통, 월경 전에 나타나는 질 출혈 등도 자궁내막증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만약 대장과 직장 부위를 침범했을 때는 하복부 통증, 복부팽만, 변비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사춘기에 발생한 자궁내막증은 초경부터 월경 시에 항상 통증이 있었던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통증이 없는 월경이 지속하다가 갑자기 생리통이 발생하면 자궁내막증을 고려해야 한다.

심각한 자궁내막증은 난소 종양과 같은 합병증으로 불임을 일으킬 수도 있다. 따라서 가임기 여성이 심각한 월경통이나 성교통 같은 골반 내 통증을 호소한다면 산부인과에서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 검사 및 채혈 검사, 조직 검사 등 다양한 방법 등이 활용된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수술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체내 에스트로겐 생성을 저해해 월경을 억제함으로써 자궁내막증 조직을 위축시키는 원리에 바탕을 둔다. 외래에서 간단히 처방 가능하며 약물 유지 및 중단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적 치료는 자궁내막증의 합병증으로 인한 난소 종양의 제거와 함께 골반 안에서 서로 다른 조직이 붙어버린 유착을 떼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심각한 유착이 동반된 경우 자궁과 난소를 제거하는 근치적 수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서은주 세란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자궁내막증 환자들이 가장 흔히 호소하고 힘들어 하는 증상은 골반의 통증”이라며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적절한 진단하에 자궁내막증의 진행을 억제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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