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다크서클’ 알레르기 비염 때문?

김태훈 기자 2023. 4. 28.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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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혈관 혈액순환 원활하지 않아
눈 밑부분까지 혈류 정체·색 침착
만성피로·두통 등 원인 되기도
알레르기 검사 후 치료 계획 세워야

어린이의 눈 밑에 심한 ‘다크서클’이 나타나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 코 혈관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눈 밑 부분까지 혈류가 정체돼 색소가 피부에 침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눈 아래쪽이 거무스름하게 어두워 보이는 다크서클의 원인은 다양하다. 피부 멜라닌 색소가 침착되거나 해당 부위 피부가 얇아서 눈 밑 혈관이 드러나 보이는 경우, 또는 잔주름과 지방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나이가 어린데도 유독 다크서클이 심하다면 알레르기 비염의 영향 때문일 수도 있으므로 검사 후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경훈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60~70%가 다크서클이 동반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특히 다크서클이 짙고 크기가 클수록 알레르기 비염의 중증도가 올라간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비염은 20세 미만의 유병률이 18%, 한 번이라도 경험하는 비율은 23% 정도로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면 다양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어린 시기부터 조기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염으로 코막힘이 심하면 입으로 숨을 쉬어 호흡기 질환에 자주 걸리고, 구강 구조나 안면 윤곽의 발달에도 나쁜 영향을 끼쳐 부정교합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비염이 심해져 산소가 뇌로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면 만성피로와 두통,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비염을 감기로 오인해 항생제를 자주 먹으면 식욕 부진과 소화 기능 저하 등으로 성장발달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소아청소년기 알레르기 비염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아이에게 다크서클이 있거나 코막힘, 콧물, 재채기 등이 잦다면 알레르기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혈액 검사나 피부반응 검사를 통해선 알레르기 유발 물질 항원을 확인할 수 있다. 식품 요인과 흡인성 요인으로 나뉘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 중 호흡기로 들어가는 흡인성 유발 물질로는 꽃가루나 동물털, 집먼지 진드기 등이 대표적이다. 검사 결과 100여가지의 알레르기 물질을 확인한 뒤 이에 대한 회피·약물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함께 알레르기 면역요법을 시행할 수도 있다. 면역치료는 인체가 알레르기 항원에 점차 적응할 수 있도록 소량·저농도의 알레르기 물질을 투여해 점차 늘려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팔에 주사를 맞는 ‘피하주사 면역요법’, 혀 밑에 약물을 떨어뜨리는 ‘설하 면역요법’, 알레르기 식품을 복용하는 ‘경구 면역요법’ 등의 방법을 3년에서 5년 정도 시행해 질환의 호전을 기대하는 방식이다.

면역치료의 효과는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는데 대체로 환자 중 80~90%에서 증상이 호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면역치료에 효과가 있는 환자군은 치료 시작 후 빠르면 2~4개월 내 알레르기 비염, 천식, 알레르기 결막염 증상의 호전을 보인다.

이경훈 교수는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 물질을 회피하는 요법과 증상 완화를 위한 약물요법, 그리고 면역치료를 아이의 중증도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며 “면역치료는 소아의 경우 5세 이상부터 가능하나 대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나이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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