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뇨감에 힘들다면…‘배뇨일지’ 한번 써보세요

김태훈 기자 2023. 4. 28.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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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성인 12%는 과민성 방광
배뇨 장애의 대표적 원인 꼽혀
이건철 인제대 일산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환자의 전립선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다. 일산백병원 제공

소변을 시원하게 보기 어려운 증상을 겪어보면 원활한 배뇨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배뇨장애 환자들은 요의가 있는데도 소변이 바로 나오지 않거나 약하게 나오기도 하고, 중간에 끊겼다 다시 나오거나 힘을 줘야 나오는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한다. 배뇨장애는 대체로 나이가 많아지면서 늘어나는데 과민성 방광과 전립선 비대증이 대표적 원인으로 꼽힌다. 소변을 담고 내보내는 기관에 탄력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배뇨장애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기도 하다.

과민성 방광은 소변을 저장하는 방광이 예민해져 있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자다가 한밤중에 일어나 소변을 보는 야간뇨, 갑자기 요의를 느끼는 절박뇨 및 절박성 요실금 증상도 나타난다. 배뇨장애의 또 다른 주요 원인은 전립선 비대증이다. 소변이 늦게 나오는 지연뇨, 아랫배에 힘을 주어야 소변이 나오는 복압배뇨, 소변줄기가 가늘게 나오는 세뇨·약뇨, 소변이 중간에 끊기는 요단절, 소변을 봐도 개운치 않은 잔뇨감 증상이 나타난다.

과민성 방광과 전립선 비대증 때문에 나타나는 배뇨장애는 보통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높아진다. 여성은 월경을 중단하는 연령대에 접어들 무렵에, 남성은 전립선 비대증이 나타나는 시기에 과민성 방광 증상 환자가 급격히 늘어난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12.2% 정도가 과민성 방광 환자로 조사됐다. 65세 이상 중 33%가 과민성 방광 환자일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치료방법은 일차적으로 약물치료를 시행해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과민성 방광이 난치성이거나 약물 부작용이 심할 땐 보톡스 주입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전립선 비대증은 증상 비슷한 다른 질환도 있어 이를 잘 구분해 치료해야 한다. 방광근육 힘이 약해지는 배뇨근 수축력 저하나 요도가 좁아지는 요도폐색(협착)을 전립선 비대증으로 혼동하기 쉽다. 이건철 인제대 일산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비슷한 증상처럼 보여도 원인이 달라 환자마다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며 “대부분 약물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도 있는데, 수술 전 검증된 수술법인지 신중하게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횟수·수분 섭취 등 기록
패턴 분석 통해 ‘장애’ 여부 판단
몸무게 줄이고 금연 노력 필요
탄산음료·맵고 짠 음식 피해야

배뇨장애를 예방하고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몸무게를 줄이고 담배를 끊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또 소변이 서서히 방광을 채우는 시간을 지나 요의가 느껴질 때 배출하는 주기를 뜻하는 ‘적정 방광 충만-배출’ 사이클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방광 건강에 중요하다. 소변을 오래 참는 습관은 적정 방광 충만-배출 사이클에 악영향을 주고, 방광의 수축력과 감각을 저하해 과다 팽창하게 만들 위험이 있으니 피해야 한다. 반대로 소변량이 적정선까지 차지 않았는데도 일찍 화장실에 가는 과민성 방광 환자는 소변을 참는 연습도 필요하다. 이때는 배출기능에는 문제가 없어 소변을 참는 치료법을 활용해도 되는 환자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카페인이나 탄산음료, 맵고 짠 음식 등은 방광을 자극해 적정 충만을 방해하므로 피하거나 줄이는 것이 좋다. 배뇨일지를 써서 배뇨 시간과 횟수, 수분 섭취량 등을 기록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배뇨일지를 분석한 결과 방광에 소변이 적정 용량까지 찬 상태에서 배뇨가 이뤄졌다면 횟수가 많아도 정상 범주에 들어가므로 수분 섭취를 줄이는 방법으로 빈뇨를 피할 수 있다. 반대로 방광이 충분한 용량까지 차기도 전에 화장실에 갔다면 과민성 방광으로 볼 수 있다. 이 교수는 “배뇨일지를 분석해 수분 섭취량에 따라 배뇨장애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니 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소변을 자주 보거나 참기가 어려우면 조기에 외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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