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성폐쇄성폐질환 위험 환자 ‘콕’ 집어낸다
흉부 CT·폐 기능 검사 결과 활용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로 폐 기능을 예측해 만성폐쇄성폐질환 위험 환자를 구별하는 인공지능(AI)이 개발됐다.
서울아산병원은 28일 이세원 호흡기내과 교수와 김남국 융합의학과 교수 등 연구진이 건강검진을 받은 1만6148명의 저선량 흉부 CT 검사 결과와 폐 기능 검사 결과를 학습시켜 폐 기능을 예측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보통 폐활량을 측정하는 폐 기능 검사로 진단하지만 많은 환자가 호흡 곤란이 심해지기 전까지 대부분 폐 기능 검사를 받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로 비교적 더 많이 시행되는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통해 만성폐쇄성폐질환 위험 환자를 쉽게 구별할 수 있게 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은 2019년 전 세계 10대 사망 원인 중 3위에 올랐다. 장기적인 흡연 등의 이유로 기관지가 좁아지고 폐포가 손상돼 결국 숨쉬기가 매우 힘들어지는 질환이다. 이미 증상이 발현된 후에는 손상된 폐포를 회복시킬 수 없어 조기에 발견해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초기 증상 없이 서서히 진행되는 특성상 조기 발견이 어려웠다. 게다가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진단하는 폐 기능 검사는 검사자나 검사 상황에 따른 일시적인 폐활량 변화 등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현재 국가건강검진 항목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
반면 저선량 흉부 CT 검사는 폐암, 폐결절, 기흉 등 폐의 구조적인 상태를 진단하기 위해 사용되는 검사법으로, 일반적으로 많이 시행된다. 특히 폐암 조기 진단을 위해 54세 이상 74세 이하 남녀 중 폐암 발생 고위험군에 대해 2년에 한 번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국가가 지원하고 있다.
연구진은 2015~2018년 건강검진에서 시행한 저선량 흉부 CT 검사 결과와 폐 기능 검사 결과를 인공지능에 학습시켜 폐 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을 구별해내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만성폐쇄성폐질환 진단을 위한 폐활량 검사 결과는 숨을 최대로 들이마신 후 최대한 강제로 내뱉는 양인 ‘강제폐활량’과 1초당 강제로 내쉴 수 있는 공기량인 ‘1초간 노력 폐활량’으로 나뉜다. 연구진이 개발한 인공지능은 두 수치를 각각 93%, 90%의 정확도로 예측했다. 또 만성폐쇄성폐질환 고위험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FEV1/FVC)도 85%의 정확도로 예측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세원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법으로 여러 흡입제가 개발·사용되고 있지만, 흡입제 사용만으로 완치되기는 어렵다”며 “조기에 발견해 흡연 등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악화하는 것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북미영상의학회에서 발간하는 영상의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라디올로지(Radiology)’에 게재됐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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