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주사 ‘꾹’ 면역력 높이세요

김태훈 기자 2023. 4. 2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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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마지막 주 ‘예방접종주간’
2021년 6월12일 서울 강동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50세 이상에 대상포진 백신 권장
독감, 11월까지 예방접종 마쳐야
파상풍은 10년마다 재접종 필요

매년 4월 마지막 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예방접종주간이다. 예방접종이라고 하면 아이들이 먼저 대상으로 떠오르는데 면역력이 취약한 노인 역시 건강관리를 위해 예방접종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지난해 901만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7.5%를 차지했고, 2025년에는 1000만명을 넘어 고령인구 비중이 2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불과 2년 뒤 고령인구가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돼 노인 예방접종이 공공보건에 미칠 영향도 더욱 커지게 됐다. 예방접종 중에서 노인에게 특히 더 필요한 것들을 종류별로 정리했다.

■ 폐렴구균

폐렴구균은 체내 조직으로 침투해 폐렴과 정맥동염, 중이염, 수막염 등을 감염시키는 주요 원인균이다. 건강한 성인은 대부분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이나 영·유아에게 침습적 감염을 일으키며 치명적일 수 있다. 폐렴구균은 대개 무증상 보균자의 코와 목에 우글우글 모여 있다가 호흡기 비말을 통해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접종하는 ‘23가 다당질 백신’과 일반병원에서 접종하는 ‘13가 단백접합 백신’으로 나뉜다. 23가 다당질 백신은 다양한 혈청형의 감염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접종 후 1년이 지나면서 항체의 역가가 줄어들기 시작해 5년 후에는 재접종이 필요하다. 13가 단백접합 백신은 23가 다당질 백신의 한계를 보완한 백신으로 1회 접종만으로도 효과적인 폐렴구균 감염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 김시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느 하나가 더 뛰어나다고 하기는 어렵고 특성에 따라 상호보완적이기 때문에 만성질환자나 면역저하자의 경우 두 종류의 백신을 차례로 모두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 대상포진

대상포진은 ‘띠 모양의 발진’이라는 뜻이다. 과거 수두에 걸렸거나 수두 예방접종을 한 사람에게 남아 있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는 감각 신경절 안에 잠복하고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다시 활성화된다. 이때 붉은 반점과 물집, 농포 등 다양한 피부병변과 신경통을 일으킨다. 성인의 90% 이상이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어 나이가 들거나 몸의 피로가 심한 경우,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을 때 재활성화된다. 대상포진 발생은 보통 45세 이후 급격히 증가하고 70대에서 가장 많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50세를 넘기면 권장한다. 대상포진을 앓은 적 없는 65세 이상 노인 3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 후 3년여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보면 대상포진 발생률이 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나이가 많아질수록 감소 효과는 낮아졌다. 백신을 접종하면 대상포진을 앓아도 증상이 약하게 나타나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 같은 후유증 발생도 최대 74% 줄어든다.

■ 인플루엔자

인플루엔자(독감)는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분비되는 호흡기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 따라서 인플루엔자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할 때 감염 가능성이 크다. 흔한 증상은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 두통, 전신쇠약감, 마른기침, 인후통, 코막힘, 근육통 등이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지정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쉽게 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예방백신 무료접종 대상은 65세 이상 노인, 생후 6개월~12세 어린이, 임신부 등이다. 인플루엔자 유행이 주로 12월에 시작되고, 접종 2주 후부터 예방 효과가 나타나 3~12개월(평균 6개월) 유지되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11월까지 가까운 동네 의료기관에서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감염 시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큰 고령자는 유행 시작 전에 예방접종을 완료하라고 권장한다.

■ 파상풍

파상풍은 상처에 침입한 균이 생성하는 독소가 사람의 신경에 이상을 유발해 근육 경련, 호흡 마비 등을 일으키는 감염성 질환이다. 토양이나 분변에 있는 파상풍균이 피부나 점막의 상처로 들어가 발생한다. 넘어져 상처가 났을 때, 피어싱이나 문신을 했을 때, 곤충에게 쏘였을 때도 감염될 수 있다. 최근 생활환경이 개선되면서 발생률은 크게 낮아졌지만, 아직도 연간 10~20건이 보고된다. 고령자나 영·유아는 일단 감염되면 예후가 좋지 않은 만큼 예방이 중요하다. 김시현 교수는 “과거 파상풍 예방접종 기록을 확인해 파상풍균 독소에 대한 면역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예방백신인 파상풍 톡소이드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며 “면역 유지를 위해서는 10년마다 재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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