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돌부처 포스…믿고 보는 ‘서즈메의 문단속’

배재흥 기자 2023. 4. 28.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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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수호신 서진용, 올 시즌 12경기 1승 10세이브
맞춤 투구 밸런스 찾아…초반 페이스 ‘역대급’
“리그 2연패 목표…30세이브 이상 따내고 싶다”

프로야구 SSG의 ‘수호신’ 서진용(31·사진)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그의 시즌 초반 활약은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47개)을 세웠던 2006·2011년 삼성 오승환의 페이스와 견줘도 모자람이 없다.

2023시즌 12경기에 등판한 서진용은 벌써 10세이브(1승)를 수확해 세이브 부문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서진용은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4-1로 앞선 9회초 등판해 2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실점없이 팀 승리를 지켜내며 리그에서 가장 먼저 두 자릿수 세이브를 거뒀다. 이 부문 2위인 롯데 김원중(5세이브)을 여유 있게 앞서가고 있다. 서진용의 평균자책은 지금까지 ‘0’이다. SSG 팬들은 이런 그에게 새로운 별명을 붙여줬다.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의 제목을 빌려 ‘서즈메의 문단속’으로 그를 부른다. 뒷문을 걸어 잠가야 하는 팀의 마무리 투수에게 팬들이 보내는 최고의 찬사다.

지난 27일 LG전을 앞두고 잠실구장에서 만난 서진용은 팬들이 붙여준 이 호칭을 알고 있다는 듯 ‘서즈메’라는 말이 나오자 활짝 웃었다. 서진용은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면서도 “마무리 투수로서 ‘문단속’이란 표현이 참 좋았다”고 했다.

지난해 68경기에 등판해 개인 최다인 21세이브(7승3패)에 평균자책 4.01로 시즌을 마감한 서진용은 SSG가 다른 구단에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이룬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일조했다. 그러나 시즌 중후반에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이 잦아지면서 마무리 투수 보직으로 완주하지 못했다.

2023시즌 출발선에서 ‘마무리’ 서진용을 향한 물음표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서진용은 마치 알을 깨고 나온 듯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난해와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서진용은 “이전에는 강하게 공을 던지려고만 하다 보니 투구 밸런스가 많이 망가졌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나에게 꼭 맞는 투구 균형을 찾는 데 주력했다”면서 “균형이 맞으니 직구 구속도 올라갔다. 마운드에서도 도망가는 투구를 하지 않아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무기 ‘스플리터’의 위력도 배가됐다. 시속 140㎞ 중반 직구 뒤에 나오는 스플리터의 피안타율은 0.071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기록만 놓고 본다면 서진용의 이번 시즌 활약은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로 평가받는 오승환의 최고 시즌에 못지않다.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 KBO리그 400세이브를 향하는 오승환은 2006·2011시즌에 리그 단일 시즌 최다인 47세이브를 거뒀는데, 11경기에서 9세이브를 올렸다. 평균자책은 각각 0.60과 1.42였다.

서진용은 매력적인 강속구를 뿌리는 재능을 인정받아 2015시즌부터 꾸준히 팀의 핵심 계투진으로 뛰어왔다. 그러나 2019시즌 33홀드 등 정상급 활약에도 필승조로서는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한 부분도 있다. 서진용은 이번 시즌 한 단계 더 도약해 SSG의 두 시즌 연속 우승에 필요한 풀타임 마무리 투수로 30세이브 이상을 따내고 싶다는 목표와 책임감을 이야기했다. 서진용은 “이번 시즌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개인적으로 30세이브 기록은 달성하고 싶고, 다른 개인 목표는 그 이후에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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