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사발이’로 횡단보도 보행자 치어 숨지게 한 80대…법정 구속

법원, 징역 1년 실형 선고…“유족의 고통 만회 위한 노력 전혀 보이지 않아”

법정 내부. 연합뉴스 자료 사진

원동기장치자전거인 ‘사발이’를 미등록한 채 도로에서 운행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70대 노인을 치어 숨지게 한 8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과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87)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요양병원에 머물다 선고공판에 출석한 A 씨는 실형 선고와 함께 법정에서 구속됐다.

A 씨는 지난해 8월 6일 오후 강원 원주시의 한 도로에서 사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B(여·73) 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사고 직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진 B 씨는 치료를 받다 사흘 만에 숨졌다. A 씨의 공소장에는 미등록 상태인 데다 의무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사발이를 운행한 혐의도 추가됐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노령으로 인해 시력과 청력이 모두 저하된 상태임에도 사발이를 운행할 수 없는 도로에서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부장판사는 "노령으로 인한 위험이 결국 현실화해 회복 불가능한 중대한 피해가 났다"며 "유족이 많은 고통을 받고 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한 피고인의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