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만의 해후’…이응노와 박승무, 두 거장의 작품이 대전에서 만난 이유?
[KBS 대전] [앵커]
대전과 인연이 깊은 한국 미술계의 두 거장, 이응노와 박승무 화백의 예술적 교감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광복 전후, 두 화백의 교류가 재조명되면서 70년 만에 다시 만난 두 거장의 작품세계가 다채로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홍정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마치 쌀알을 일일이 찍은 듯, 점을 찍어 그려낸 봄날 강가의 풍경.
만개한 살구꽃과 신록의 아름다움을 세세히 그려낸 박승무 화백의 수묵담채화입니다.
역시 강 주변 풍경을 담아냈지만 이응노 화백의 그림은 먹의 농담으로 간결히 표현된 형상의 경계가 추상성을 더합니다.
동양화라는 공통분모 아래 전통회화를 고수한 심향 박승무 화백과 현대성을 지향한 고암 이응노 화백의 차이점은 이렇듯 한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자연을 향한 긍정적인 시각과 그 안에서 조화를 이뤄가며 살고 있는 생명에 대한 존중은 두 거목을 잇는 가장 큰 공통점입니다.
[류철하/이응노미술관장 : "두 화가가 갖고 있는 공통점은 자연에 대한 끝없는 이상과 동경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자연을 어떻게 새롭게 변모시켜서 표현 했느냐는 굉장한 차이를 나타내고..."]
열한 살이나 많았던 박 화백이 이 화백을 친히 형이라 부르며 작품을 헌사하고, 광복 전후 혼돈기에는 합작도를 제작하며 동양화단의 방향성을 함께 모색하기도 했습니다.
각자의 작품세계를 공고히 한 대전에서, 마지막 교류 이후 70년 만에 마주한 두 거목의 작품세계는 그래서 더 조화롭습니다.
[신경자/대전시 둔산동 : "이응노 화백에 대해서는 군상 같은 그림을 보다가 이 분(박승무)의 그림을 보면 전혀 다른 것 같아도 그림이라는 자체에 대해서는 서로 일맥상통하는 게 있으니까."]
두 화백의 다채로운 연대별 작품을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8월까지 이어집니다.
KBS 뉴스 홍정표입니다.
촬영기자:이동훈
홍정표 기자 (real-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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