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째 ‘미적미적’…공사비에 또 발목

공웅조 2023. 4. 2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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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최악의 경주 지진 이후 강한 지진을 견딜 수 있는 비상대응시설을 원전에 짓기로 했는데요,

벌써 9년째 첫 삽도 못 뜨고 있습니다.

원전 수명연장과는 달리 더디기만 한 지진대비시설 건립 문제, 공웅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진도 9의 지진과 초대형 해일에 일본 후쿠시마 원전 3곳이 폭발했습니다.

국내 역대 최대 규모였던 5.8의 경주 지진.

진앙지에서 27Km 떨어진 월성원전 4기도 비상점검을 위해 가동을 멈췄습니다.

원전 인근 활성단층의 위험성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주형환/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2016년 9월 : "내진성능 향상에 필요한 설비를 추가로 발굴, 개선하고 장기적으로 설계기준 상향도 검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정부가 내놓은 대표적인 원전 지진 안전 대책이 바로 원전 안에 내진기능을 갖춘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의 비상대응거점 즉 지휘본부를 짓는 겁니다.

진도 7.4에 규모의 지진과 태풍, 홍수 등에 견딜 수 있고, 자체 비상 전원과 원전 주 제어실과 맞먹는 설비를 갖춰 원전 사고가 났을 때 방사선 감시와 비상 대응을 총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2020년, 2024년 준공 시기가 점점 늦춰지더니 건립 논의를 시작한 지 9년이 되도록 첫 삽을 뜨지도 못했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공식적으로 비상대응거점 건립을 한국수력원자력에 요구한 게 2014년.

기본계획 확정에만 5년이 걸렸고, 지반조사와 설계에도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가뜩이나 늦어진 상황에서 상세설계를 마친 지난해 초, 1년 새 사업비가 30% 이상 늘자 정부가 사업 타당성 재조사를 결정했고, 한수원도 사업을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오는 7월 재조사를 시작하는데, 사업이 무산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강화된 내진성능 기준에 맞춰 설계하려다 오래 걸렸고, 원자잿값이 올라 재검토하는 것이지, 사업 취소를 생각하는 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1년을 더 들여 사업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해 내년부터 짓는다 해도 지진에 대비한 원전 필수시설인 비상대응거점은 2026년 말에나 완공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공웅조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영상편집:전은별/그래픽:김소연

공웅조 기자 (sal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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