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로 정리해서…" 스타들 울고 웃긴 '백상' 말말말
배우들의 진솔한 수상 소감에 함께하는 모든 사람이 울고 웃었다.
28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방송인 신동엽, 배우 수지, 박보검이 사회자로 나서 지난 1년 동안 사랑받은 영화, 드라마, 예능, 연극을 만든 사람들의 공을 함께 나눴다.
다양한 매력의 배우와 예능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재치 있고 의미 있는 수상소감이 쏟아졌다. 특히 대상을 받은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박은빈은 "세상이 달라지는데 한몫을 하겠다는 거창한 꿈은 없었지만, 이 작품을 통해 이전보다 친절한 마음을 품게 할 수 있길, 각자 가진 고유한 특성을 '다름'이 아닌 '다채로움'으로 인식할 수 있길 바라면서 연기했는데, 그런 발걸음에 관심 가져주시고, 행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눈물의 소감을 전해 감동을 자아냈다.
제59회 백상예술대상을 빛낸 스타들의 말들을 모아봤다.
문상민 "김혜수 선배님, 저 상 탔어요"
배우 문상민은 tvN '슈룹'으로 남자 신인상의 영예를 안았다. 문상민은 "영광스러운 자리에 참석하게 만들어준 '슈룹'을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작품을 찍으면서 많은 선배님, 배우분과 함께 할 수 있었는데 그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현장을 항상 따듯하게 안아주시고 기둥이 되어주셨던 김혜수 선배님, 선배님이 아니었으면 여기 없었을 거 같다"며 "선배님 감사합니다"를 외쳐 눈길을 끌었다.
김시은 "어딘가에 존재할 소희들아, 잘살아 보자"
영화 '다음소희'로 영화 부문 여자 신인상을 받은 배우 김시은은 "우리 사회에 많은 소희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소희 중의 한 명으로 행복을 느끼기보다는 '무탈하게 하루가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버텨나간다'고 생각했는데, 살다 보니 상도 받는다"면서 기쁨을 전했다. 그러면서 "어딘가에 존재할 소희들에게 힘들 때 힘들다고 말하고, 아플 때 아프다고 말하고, 사랑도 많이 받고, 많이 하자고, 그렇게 잘살아 보자고 말하고 싶다"고 말하며 감동을 안겼다.
임지연 "멋지다, 연진아"
배우 임지연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를 통해 TV 부문 여자 조연상을 받았다. 임지연은 "박연진은 도전이었고 '실패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며 "아직도 연기가 두려운 저는 좌절하고 자책만하는데, 그런 생각들이 가끔은 '난 불행한가',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건 다른 건가'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멋지다, 연진아"를 외치면서 "앞으로 저에게 주어진 역할 반드시 잘 해내는 그런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이은지 "고맙다고 말해주는 분들, 제가 더 고마워"
tvN '뿅뿅 지구오락실'을 비롯해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면서 TV 부문 예능상 수상자로 호명된 이은지는 "집에 가면서 '왜 그랬을까', '가만히 있을걸' 그런 생각을 하며 후회하는 밤이 더 많이 있었다"며 "한편으론 부끄러운 게 예능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함께하는 분들이 있었기에 이 상을 받는 거 같다"면서 고마움을 전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요즘 저에게 '덕분에 웃는다'고 '고맙다'는 분들 많은데, 그렇게 말해주셔서 제가 더 고맙다"고 포효해 폭소케 했다.
박세완 "정리해서 SNS에 올릴게요"
영화 '육사오'로 조연상을 수상한 박세완은 쟁쟁한 후보 중에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꿈꾸던 자리였는데, 대단한 선배님들이 계셔서 그런지 엄청나게 떨린다"며 "그래도 상을 받으니 너무 좋다"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 "훌륭한 분들과 함께해서 사랑받고 귀염받을 수 있었던 거 같다"며 "너무 떨려서 다 말을 못 하겠는데, 정리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겠다"고 소감을 마무리해 폭소케 했다.
박진영 "군대 가기 전에 상 하나 더 주시려고…"
영화 '크리스마스캐럴'로 신인상을 받은 것에 이어 틱톡 인기상을 받은 박진영은 "팬 분들이 밤낮없이 투표해야 받을 수 있는 상"이라며 "군대 가기 전에 상 하나 주려고 최선을 다해 주신 거 같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큰 상을 받았으니 군 생활 잘하고, 다녀와서 갓세븐, 솔로 앨범까지 모두 다 열심히 잘하겠다"고 활동 계획을 밝혔다.
이성민 "고명딸도 떨어지고, 사위도 탈락해서…"
JTBC '재벌집 막내아들'로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이성민은 "저의 고명딸(김신록)이 후보였는데 탈락했고, 사위(김도현)도 후보였는데 탈락해서 저까지 그냥 돌아가면 어떡하나 했는데 체면을 세워주셔서 감사하다"며 작품 속 세계관에 빠진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촬영 기간만 11개월이었는데, 그동안 애써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며 "저희 드라마 진짜 주인공 송중기 군이 왔어야 했는데, 손주 송중기 군, 신현빈 양에게도 감사하다"고 함께 하지 못한 배우들의 이름도 언급했다.
송혜교 "나 상 받았어, 연진아. 나 지금 되게 신나"
여자 최우수연기상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송혜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속 자신의 대사를 패러디한 "나 지금 되게 신나"를 말하며 "꼭 다시 해보고 싶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송혜교는 "정말 받고 싶었다"며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자리에 서니까 '더 글로리'를 함께한 분들이 하나하나 기억에 남는다"며 "그분들이 없었더라면 문동은 없었을 거 같다.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또 "'더 글로리'를 연기하는 동안 행복했고, 힘들었고, 아팠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생겼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은빈 "우영우, 두려웠다"
영예의 대상 트로피를 거머쥔 박은빈은 "우영우를 할 수 있다 마주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며 "어떻게 배우로서 다가가느냐에 따라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 있겠다 싶어서 두려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배우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대상을 받는 어른이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그 꿈을 이루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영우를 이해해보려는 시도가 조금이나마 자폐스펙트럼을 알게 되는 좋은 경험이 됐길 바라면서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고, 많이 관심 가져주신 만큼 도움이 됐길 바랐다"고 우영우에 대한 '진심'을 거듭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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