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여성에 첫 투표권… 2000년 만에 깨진 유리천장[횡설수설/서정보]
서정보 논설위원 2023. 4. 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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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재위 10주년을 맞았다.
10년 전 제266대 교황을 뽑기 위한 콘클라베(추기경단 선거회의)가 진행되던 중 성 베드로 광장에는 난데없이 분홍색 연기가 치솟았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사제만큼은 여성에게 허용할 수 없다는 교리를 고수하고 있다.
교황청 내 추기경위원회의 장클로드 올러리슈 추기경은 지난달 "미래의 교황이 (사제를) 여성에게 허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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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재위 10주년을 맞았다. 10년 전 제266대 교황을 뽑기 위한 콘클라베(추기경단 선거회의)가 진행되던 중 성 베드로 광장에는 난데없이 분홍색 연기가 치솟았다. 원래 교황 선출에 실패하면 검은 연기, 성공하면 흰 연기를 굴뚝으로 내보낸다. 이것을 본떠 분홍색 연기를 피운 것은 여성 사제 임명 등을 요구하는 가톨릭 여성단체 회원들이었다. 여성의 상징 색깔을 활용해 곧 선출될 교황에게 가톨릭 내 여성 지위를 향상시켜 달라고 요구하는 시위였다.
▷로마 교황청은 26일(현지 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승인을 얻어 깜짝 놀랄 만한 발표를 했다. 10월 열리는 시노드(주교회의)에서 여성과 평신도에게 최초로 투표권을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300여 명이 참여하는 시노드에서 수도회 대표 10명 중 5명을 수녀 몫으로 할당했다. 또 주교는 아니지만 투표권을 갖는 위원 70명 중 절반(35명)을 여성으로 채우기로 했다. 전체의 10% 이상이 여성인 셈이다. 가톨릭 여성단체들은 “2000년 교회사의 역사적 순간” “스테인드글라스 천장에 균열이 생겼다”는 표현으로 환영의 뜻을 표했다.
▷시노드는 ‘함께 모이다’라는 그리스어로 1965년 가톨릭 개혁을 이끈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2년 동안 전 세계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교회에 바라는 바를 모은다. 이 내용 가운데 시노드에서 토론과 투표로 최종안을 정해 교황에게 제출한다. 자문기구여서 교황이 수용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신자들의 여론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된다. 이번 시노드를 위한 대륙별 준비 회의에선 교회 내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동안 가톨릭 내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조치를 부단히 취해 왔다. 지난해 7월 전 세계 주교 선출을 심사하는 교황청 주교부 위원에 여성 3명을 포함시켰다. 이때도 “교황이 바티칸의 ‘올드 보이 네트워크’를 깨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 2021년에는 가톨릭 평신도라도 성별과 관계없이 교황청 행정조직을 이끄는 수장(장관)이 될 수 있다는 교회 헌법을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 사제를 보좌하는 부제(副祭)를 여성에게 허용할지를 연구하는 위원회도 만들었다. 만약 부제가 허용된다면 여성이 교회 내에서 할 수 없는 것은 ‘사제’밖에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사제만큼은 여성에게 허용할 수 없다는 교리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가톨릭 내 분위기를 보면 장담할 수는 없다. 교황청 내 추기경위원회의 장클로드 올러리슈 추기경은 지난달 “미래의 교황이 (사제를) 여성에게 허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성 사제라는 마지막 유리천장이 깨진다면 언젠가 여성 교황 목소리가 불거질지도 모른다.
▷로마 교황청은 26일(현지 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승인을 얻어 깜짝 놀랄 만한 발표를 했다. 10월 열리는 시노드(주교회의)에서 여성과 평신도에게 최초로 투표권을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300여 명이 참여하는 시노드에서 수도회 대표 10명 중 5명을 수녀 몫으로 할당했다. 또 주교는 아니지만 투표권을 갖는 위원 70명 중 절반(35명)을 여성으로 채우기로 했다. 전체의 10% 이상이 여성인 셈이다. 가톨릭 여성단체들은 “2000년 교회사의 역사적 순간” “스테인드글라스 천장에 균열이 생겼다”는 표현으로 환영의 뜻을 표했다.
▷시노드는 ‘함께 모이다’라는 그리스어로 1965년 가톨릭 개혁을 이끈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2년 동안 전 세계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교회에 바라는 바를 모은다. 이 내용 가운데 시노드에서 토론과 투표로 최종안을 정해 교황에게 제출한다. 자문기구여서 교황이 수용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신자들의 여론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된다. 이번 시노드를 위한 대륙별 준비 회의에선 교회 내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동안 가톨릭 내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조치를 부단히 취해 왔다. 지난해 7월 전 세계 주교 선출을 심사하는 교황청 주교부 위원에 여성 3명을 포함시켰다. 이때도 “교황이 바티칸의 ‘올드 보이 네트워크’를 깨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 2021년에는 가톨릭 평신도라도 성별과 관계없이 교황청 행정조직을 이끄는 수장(장관)이 될 수 있다는 교회 헌법을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 사제를 보좌하는 부제(副祭)를 여성에게 허용할지를 연구하는 위원회도 만들었다. 만약 부제가 허용된다면 여성이 교회 내에서 할 수 없는 것은 ‘사제’밖에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사제만큼은 여성에게 허용할 수 없다는 교리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가톨릭 내 분위기를 보면 장담할 수는 없다. 교황청 내 추기경위원회의 장클로드 올러리슈 추기경은 지난달 “미래의 교황이 (사제를) 여성에게 허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성 사제라는 마지막 유리천장이 깨진다면 언젠가 여성 교황 목소리가 불거질지도 모른다.
서정보 논설위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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