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고대 유적지서 발굴된 유물이 불상?

“인도양 지역과 교류 증거”

고대 항구도시 베레니스 유적지에서 발굴된 석조 불상. AFP 연합뉴스

이집트의 고대 항구도시 유적지에서 석조 불상이 발굴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27일(현지시간) 이집트 동남부 홍해에 접하고 있는 고대 항구도시 베레니스 유적지에서 석조 불상이 발굴됐다고 밝혔다. 폴란드와 미국 공동발굴단이 찾아낸 높이 71㎝의 이 불상은 머리 뒷부분에 후광(halo)이 있는 부처의 형상을 표현하고 있다. 옆쪽에는 연꽃 모양도 있다. 불상의 몸통 부분은 섬세한 옷 주름으로 이뤄져 있으며, 부처는 왼손으로 옷깃을 잡고 있다. 다만 불상의 오른쪽 어깨 아래 몸통과 다리 부분은 소실됐다.

폴란드 발굴단을 이끈 마리우스 고야즈다 박사는 불상의 재료인 석재의 출처가 튀르키예 이스탄불 남부라면서, 상인들이 석재를 옮겨와 베레니스에서 불상을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불상이 발굴된 베레니스 유적지는 프톨레마이오스 2세(기원전 285-246년 재위)에 의해서 세워진 항구 도시로, 프톨레마이오스 시대 이집트는 이곳을 통해 인도양 지역과 교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유물부는 "로마 시대 이집트의 홍해 무역항 중에서 가장 중요한 베레니스에는 인도 등에서 배편으로 도착한 후추와 준보석, 직물, 상아 등이 나일강을 통해 알렉산드리아 등 로마 제국 곳곳으로 운반됐다"고 설명했다. 발굴단은 베레니스 유적지에서 이 불상과 함께 기원전 1세기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그리스어 비문과 마르쿠스 율리우스 필리푸스 로마 황제가 재위하던 3세기의 산스크리트어 비문, 2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인도 왕국 사타바하나의 동전도 찾아냈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