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덕연 “내가 판 설계했다”…수년간 불법 일임매매
[앵커]
이어서 주가 조작 의혹 관련 속봅니다.
이번 사태를 요약하면 최근 1년 사이에 너덧 배 뛰었던 특정 종목들의 주가가 이번 주에 일제히 폭락했다는 겁니다.
이 투자를 이끈 라덕연 씨는 폭락 전까지의 주가 흐름은 자신이 '설계자'라고 KBS 취재진에게 인정했습니다.
이런 문제적 투자가 어떻게 이뤄진 건지 장혁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업투자자 라덕연 씨는 방송 출연과 투자강의 등으로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서울 강남에 투자자문 업체를 세우고, 직원들과 함께 주로 지인들에게 투자를 권유했습니다.
[라덕연/투자자문업체 대표 : "저희가 수익률이 너무 좋았습니다. 나도 끼워줘 나도 해줘. 그래서 저희가 손님을 받은 거고."]
주식 거래량이 적은 기업 10여 곳을 골랐고, 장기간 조금씩 사들이는 방식을 썼습니다.
그동안 해당 종목의 주가는 급등했습니다.
[라덕연/투자자문업체 대표 : "(종목은) 한 열개 정도? 포트폴리오를 너무 그렇게 까지 늘리진 않거든요. 모든 그런 계획은 제가 다 짠 겁니다. 시스템이나 설계나 이런 거는 제가 다 한 거지."]
투자자들은 돈만 맡기고, 라 씨 업체가 계좌 개설부터 종목 선정, 매매까지 모두 대신하는 일명 '투자일임' 방식입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불법 영업이었습니다.
[라덕연/투자자문업체 대표 : "제가 일부 계좌들을 제가 맡아서 매매한 건 사실입니다. 제가 일임업 인가를 받지 않고 남의 계좌 운영해 준 사실 그건 제가 잘못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미리 짜고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사고 파는 이른바 '통정매매'는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라덕연/투자자문업체 대표 : "연기금이 대성홀딩스를 한 6개월 동안 (주가 상승) 견인을 했습니다. 5만 원부터 12만 원까지. 그러면 연기금이 주가 조작을 했습니까?"]
투자자는 천여 명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라 씨는 정확한 인원을 확인해주지 않았습니다.
취재진과 만난 일부 투자자들은 주가 폭락과 관계없다는 라 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습니다.
[투자자/음성변조 : "라덕연이 고의로 그랬다고 생각해요. 자꾸 증거금이 부족하니까 이걸 메꿔야 된다, 그러면서 투자를 좀 더 해 달라, 이런 식으로 많이 돌아다녔어요. 저거(라 씨가) 하는 말은 거짓말이 90% 예요."]
CFD 즉 차액결제거래 특성상 돈을 빌려 투자한 탓에, 투자자 상당수는 원금보다 많은 빚을 떠안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투자자/음성변조 : "(손실액이) 6억 원? 8억 원 정도?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추산이 안 되죠. 매일 매일 달라지죠. (다른 분은) 자식들까지 다 신용불량이고 심각해요."]
다만, 불법 행위를 일부 인지한 투자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뒤섞여 향후 소송의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촬영기자:권준용/영상편집:박주연/CG:이경민
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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