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 공유 아니다”…대통령실 “안전한 한국 될 거란 의미”
[앵커]
안녕하십니까.
오늘(28일) 미국 의회에선 연설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훈훈한 대화와 웃음소리 뒤에선 차가운 협상으로 분주했을 겁니다.
먼저, 북한의 위협에 미국 핵으로 한국을 더 강하게 지킨다는 '워싱턴 선언'부터 짚어봅니다.
대통령실은 '사실상 핵을 공유하는 거로 느껴질 거'라면서 의미를 뒀는데 미국에서는 전혀 다른 얘기가 나왔습니다.
'핵을 공유하는 건 아니다', 못박은 겁니다.
첫 소식, 워싱턴 이정민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미국의 핵자산으로 한국에 대한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하는 수위를 더 높이겠다, 정보나 전략도 더 많이 논의하겠다, 한미 정상이 발표한 워싱턴선언 주요 내용입니다.
대통령실은 어제(27일) 그 효과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어제 : "우리 국민들이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처럼 느끼시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루 뒤인 오늘 미국 백악관 고위 당국자가 이 발언에 대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에드 케이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국장은 워싱턴선언을 '사실상 핵 공유'라고 설명한 한국 측 발언에 동의하느냐는 물음에 미국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미국에서 '핵 공유'라는 말은 핵무기 통제, 즉 누가 핵 사용 권한을 가지느냐와 관련된 건데, 워싱턴선언엔 그런 건 없다는 겁니다.
핵 사용 권한은 미국 대통령에게만 있고 공유는 불가하다는 입장이 강한 미국이 '핵 공유'란 표현이 나온 데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겁니다.
어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같은 취지의 말이 있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저는 국군 통수권자로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절대적이고 유일한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백악관은 워싱턴선언이 한반도에 핵무기를 들여가는게 아니라고도 반복해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자칫 입장이 다른 걸로 여겨질까, 대통령실은 진화에 나섰습니다.
미국과 핵을 공유하는 게 아닌 건 맞다고 말했습니다.
국민들이 안보 불안을 덜고 안전한 한국이 될 거라는 취지를 설명하려 한 발언이었다고 했습니다.
일종의 비유적 표현이었단 겁니다.
한국도 미국도 서로 견해가 다른 건 아니라는 입장을 따로 밝혔습니다.
미국은 한국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이번에 강하게 재확인했다며 워싱턴선언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서삼현/그래픽:채상우 김지훈/자료조사:조영은
이정민 기자 (ma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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