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조작·비리'사건에 유명 연예인들이 어김없이 등장하는 이유 [TEN스타필드]

김서윤 2023. 4. 2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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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서윤 기자]

임창정, 이제훈, 손담비./ 사진 제공= 텐아시아 DB, H&엔터테인먼트

가수 임창정이 주가 조작 의혹에 휩싸이면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실 주가 조작, 사기 등과 관련된 스캔들에 유명 연예인들이 거론되는 일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주가 조작 세력, 사기꾼들이 연예인들에게 손을 뻗치는 대표적인 이유는 스타들의 이미지와 인지도를 이용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려는 속셈이다.

최근 SG증권발 주가 조작으로 시끄럽다. 8개의 종목이 특별한 이유 없이 급 하한가를 친 것. 금융당국은 주가 조작 정황을 포착하고 연루된 10명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피해자가 여기저기서 잇따라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임창정도 "나 역시 60억 빚 생겼다"라고 밝히며 화제가 됐다.

임창정, 노홍철, 박혜경./ 사진= 텐아시아DB, 박혜경 SNS



임창정은 주가조작 일당을 믿고 30억원을 투자했고 본인 신분증, 명의까지 넘겼다. 30억원은 한 달 반 만에 58억원이 되기도 했다. 이때만 해도 그래프가 상승하고 수익이 나니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다는 임창정은 손해를 보자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임창정도 주가조작 세력에 가담한 것이 아니냐는 싸늘한 반응이 대부분이다. 그가 주가 조작 세력이 운영하는 방송에 출연했으며 이들이 인수한 골프장에도 투자했기 때문이다. 또 27일 한 매체는 해당 세력이 운용자금 1조원 규모를 넘긴 기념으로 연 파티에 임창정, 서하얀 배우가 참석했다고 알렸다. 의심의 눈초리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SG 사태에 언급된 연예인이 임창정뿐 만이 아니다. 가수 박혜경도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노홍철은 골프 레슨을 통해 접근해 온 주가조작 세력에게 투자 제안받았으나 거절했다.



연예인을 앞세운 가상화폐 사기도 꾸준히 나온다. 지난해 말 '투자 리딩방 사기'인 일명 S코인 사건이 터졌다. 사기 일당들은 투자자들에게 고수익을 보장하며 코인을 매수하게 한 뒤 코인 가격이 치솟자 바로 매도하고 수백억 원을 챙겼다.

해당 코인의 홍보 모델은 인기 배우 이제훈과 김사랑이다. S코인 사건의 피해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소액을 투자했다가 나중에는 실제로 드라마에 협찬하고 연예인들이 광고에도 나오니까 투자 금액을 계속 늘렸다. 그러다 결국 다 잃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제훈과 김사랑은 단순 광고 모델을 한 것이지만, 그 영향력은 컸다.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연예인 나오길래 믿었는데...'라는 볼멘소리를 하기 마련이다.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가수 故 박정운도 가상화폐 2000억원 사기에 연루됐었다. 사기 일당은 투자자들을 모으기 위해 다단계 방식을 활용했다. 새로운 투자자를 데려오면, 등급도 오르고 배당도 더 줬다. 홍보를 맡았던 박정운은 "불법 다단계 사기인 줄 몰랐다"며 "후배 가수들을 불러 흥을 돋는 역할이었다"고 주장했다.

손담비, 정려원./



흔히 '게이트'라고 불리는 큰 스캔들에는 여자 연예인들이 등장한다. 2021년 불거진 '가짜 수산업자 게이트' 혹은 '오징어 게이트'. 당시 수 백억대 사기 혐의를 받은 가짜 수선업자 김씨의 인맥이 알려져 놀라움을 안겼다. 김 씨는 가수 겸 배우 손담비와 연인관계라고 주장했다. 배우 정려원, 박하선도 언급되며 스폰서 루머에 휩싸였지만 모두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김씨가 손담비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고가의 선물들을 준 것이 화제가 됐는데, 손담비 측은 모두 돌려주었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으로 손담비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한탕 하려는 사기꾼, 일당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거나 신뢰를 얻기 위해서 유명 연예인들의 친분을 활용한다. 그렇게 투자자들을 모으면 수백억 원을 편취하고 잠적해 버린다. 정작 사건이 터지고 나서는 사기를 친 사람들보다는 관련된 연예인에게 이목이 쏠리는 씁쓸한 상황이다.

물론 실제로 사건에 연루된 연예인들이 면죄부를 얻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이미지와 영향력이 가져올 파급 효과에 대해 다각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소속사 차원에서도 전문적인 자산관리사를 붙이는 등 리스크 관리에 좀 더 세밀해질 필요가 있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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