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주가조작' 권오수 2심 내달말 시작…공모 판단 주목

1심은 "실패한 시세조종"…'전주' 의혹·특검 논란 속 관심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된 권오수 전 회장의 2심 재판이 내달 말 시작된다.

이 사건은 야권이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연루 의혹을 제기하고 최근엔 특검법안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 정치권 공방이 격화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선 사안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5부(서승렬 안승훈 최문수 부장판사)는 내달 30일 항소심 첫 공판을 연다.

권 전 회장은 회사 주가가 하락하자 2009∼2012년 이른바 '주가조작 선수'와 '부티크 투자자문사', 증권사 임직원 등과 공모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검찰이 시기별로 나눈 범행 다섯 단계 중 1단계 전체와 2단계 일부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죄를 묻지 않는 면소 판결을 내렸다. 2010년 10월 21일 이전 행위가 해당하는데, 처벌 시한인 공소시효 10년을 지났다는 취지다.

주가조작 세력이 주주들 주식을 모은 1단계와 인위적 대량 매집으로 주가를 올린 2단계에서 김 여사가 큰손 투자자에 주식계좌를 빌려줘 자금을 댄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1심은 나머지 시세조종 일부를 유죄로 인정했다. 해당 부분은 통정거래와 가장거래 101건, 현실거래 3천83건 등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을 "'시세차익 추구'라는 관점에서 보면 주포나 수급 세력들에게는 실패한 시세조종 행위"라며 권 전 회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3억원을 선고했다.

주가조작은 차익추구형과 주가관리형으로 나뉘는데 권씨의 행위는 차익 실현이 동기가 아니라 경영상 필요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이었다.

함께 기소된 이들 중 공모 혐의를 받은 5명 역시 징역형 집유와 벌금형을 받았다. '전주' 손모씨와 김모씨는 가담 사실이 인정되지 않아 무죄가 선고됐다.

도이치와 무관한 별도의 주가조작 혐의가 인정된 실질적 운영자 이모씨만 징역 2년의 실형이 나왔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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