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하한가 원인 ‘CFD’…증권사들, 가입·매매 중단

공매도와 유사한 ‘차액결제거래’
투자자 노출 안 돼 유명인들 이용
불공정거래 활용 리스크도 높아

증권사들이 최근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차액결제거래(CFD)의 신규 가입과 매매를 중단하며 서비스 축소에 나섰다.

CFD(Contract For Difference)는 기초자산을 매수하는 시점의 가격과 매도하는 시점의 가격 간 차액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파생상품으로, 실제 투자상품을 보유하지 않고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의한 차익을 목적으로 매매가 이뤄진다. 기초자산은 주식·외환·지수·원자재 등 다양한 종류가 될 수 있으나 국내 증권사에서는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CFD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물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공매도와 원리가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최대 2.5배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가능하며 정해진 증거금률을 유지하지 못하면 강제 청산(반대매매)된다. 레버리지 투자로 손실이 클 수 있는 만큼 전문투자자에 한해서만 거래가 허용되는 상품이다.

헤지(위험분산)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외국계 증권사와 협업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는 CFD 서비스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받은 주문은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한국거래소에 실제 주문으로 넘기는 방식이다. 국내 증권사와 해외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받은 이자·주식매매 수수료로 수익을 낸다.

CFD는 거래구조상 투자 주체가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연예인과 의사, 변호사 등 유명 고액 자산가들도 목돈을 많이 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투자 주체가 외국계 증권사로 잡혀 수급에 착시를 부를 수 있고, 투자 주체가 노출되지 않아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에 활용될 위험이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국내와 해외 주식에 대한 CFD 신규 가입 및 거래를 중단했다. 삼성증권은 전날 오후 6시부터 국내·해외 주식 CFD 서비스 신규 가입을 일시 중단하고 지점에서 CFD 계좌를 개설하는 것도 차단했다. 지난 26일에는 국내·해외 CFD 계좌의 신규 매수·매도 주문을 중단하고 기존 보유잔액에 대한 청산거래만 가능하게 조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잔액을 보유한 고객에 한해 청산매매는 가능하지만 다음달 1일부터는 국내·해외 CFD 계좌에서의 전 종목 신규 매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신한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도 8개 종목의 CFD 매매를 중단했다. 메리츠증권은 CFD 매매 자체를 전면 중단하지는 않되 종목별 한도를 보수적으로 책정할 방침이다.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거래 규모가 크지 않아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