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유동규와 첫 법정 공방서 여유… “많이 힘들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한때 측근이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법정 공방을 벌였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5회 공판에서 마주했다. 첫 대면은 지난달 31일에 했지만 말을 섞은 건 이날이 처음이다. 유씨는 지난해 9월 검찰 재수사 이후 입장을 바꿔 이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과 증언을 이어가고 있다.
양측의 공방은 증인으로 출석한 유씨가 이 대표의 변호인과 반대신문을 벌이던 중 시작됐다. ‘성남시장 시절 이 대표에게 유씨가 직접 보고한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는 취지로 변호인이 말하자, 유씨가 “1공단 공원화 관련으로 시장실에서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어떻게 할지 논의한 것이 기억나지 않느냐”며 반문한 순간 이 대표가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느냐”고 끼어든 것이다.
이 대표는 이어 “그림을 그려가며 저한테 설명했다는 얘기냐”며 “1000억원 만들 수 있으면 1공단을 만들 수 있다고 남욱한테 이야기했다는 것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유씨는 이에 “네”라고 답했다.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하는 상황에 대한 공방이었다. 2013년 4월 17일에 남겨진 이 녹취록에서 남씨는 정씨에게 토지수용 문제 등과 관련해 유씨가 “포장해갖고 시장님한테 던져만 주면 된다. 시장님도 나한테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이거는 진짜 너하고 나하고만 알아야 한다. 1000억원만 있으면 되잖아. 그러면 해결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유씨에게 “내가 2013년 2월 신년간담회에서 대장동 개발을 하면 3700억원이 남아 2000억원이면 공원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몇 달 뒤 공원 조성에 1000억원밖에 안 든다고 이야기하는 게 말이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유씨는 “그때 시장실에서 둘이 앉아서 제가 시장님 말씀을 들었다”며 “시장님께서도 같이 그림을 그려가며 말씀하시고 대화했다는 말씀이다”라고 맞받아쳤다. 유씨는 그간 재판에서 이 대표를 ‘이재명’이나 ‘이재명씨’로 언급했는데, 이날은 ‘시장님’이라고 호칭했다.
유씨는 이 대표가 “내가 그림을 그린 게 없어 보이는데 내가 그린 게 어떤 것이었냐”고 묻자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표가 “그림을 그린 것은 증인이 맞는 것 같다”고 하자 유씨는 “저도 시장님도 (함께) 그렸다”고 재차 반박했다.
이 대표는 유씨가 ‘1000억원이면 된다’는 말을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들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점도 언급했다. 그는 “해당 녹취록의 이야기는 정진상한테 들은 얘기라고 검찰에서 진술한 게 있습니까, 없습니까”라며 “제가 판사께 설명드리고 싶은 것이 이 부분이다”라고 했다.
그러자 유씨는 “그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언제 진술서인지 보여달라”고 요구했고, 이 대표는 웃으며 “증인의 기억을 묻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 대표는 유씨를 몰아세우는 과정에서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다. 유씨를 향해 “웬만하면 얘기 안 하려고 했는데, 많이 힘들죠”라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반면 유씨는 다소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검찰은 재판부에 “증거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전제로 질문을 하니 (유씨가) 정확하게 말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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