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80% 땡처리까지…재택근무 천국 ‘이 도시’ 빌딩이 텅
재택근무 등 임차 수요 급감
상업용 부동산 담보 대출도 부실
유럽도 상업용 부동산 거래 11년래 최저
WSJ은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의 22층짜리 사무용 건물을 소개했다. 샌프란시스코 금융지구의 중심가에 위치한 이 건물의 가치는 코로나19 직전인 지난 2019년 3억 달러(약 4000억 원)로 평가됐었다.
그러나 현재 매물로 나온 이 건물의 가격은 6000만 달러(약 800억 원) 선으로 내려 앉았다고 WSJ는 전했다. 4년 전에 비해 약 80% 가량 급락한 가격이다.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파급효과가 꼽혔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 등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IT 기업 근로자들이 재택근무로 점점 사무실에 나오지 않게 됐고, 이들을 타겟으로 한 식당과 잡화점 등도 잇따라 문을 닫게 된 것이다. 이 건물은 현재 75%가 공실인 상태다. 샌프란시스코의 치솟는 범죄율과 떨어지는 삶의 질 탓에 시내 사무실 임차 수요가 급감한 점도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WSJ는 “현재 샌프란시스코 전체 사무실 공간의 30%는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비어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코로나19 이전의 7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외에 미국의 다른 도시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건물주들이 건물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린 대출이자를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임대 수요가 줄자 건물주들의 수익이 급감해 이자상환 부담이 커진 탓이다. 미국 은행 웰스 파고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담보 대출 중 원금과 이자 상환에 문제가 발생한 불량대출 규모가 지난해 1분기 1억8600만 달러(약 2500억 원)에서 4분기에 7억2500만 달러(약 9730억 원)로 급증했다. 상대적으로 재무구조는 취약한 지역은행들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늘려온 만큼 미국 중소형은행들에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유럽도 상업용 부동산 거래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날 ‘MSCI(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지수를 인용해 올해 1분기 유럽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유럽은 지난 1분기에는 365억 유로(약 53조8000억원) 상당의 상업 부동산 거래가 이루어졌다. 이는 작년보다 무려 62% 감소한 수치다. 특히 일반 사무실 오피스 거래 건수는 2007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재택근무와 정상근무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근무’가 증가하면서 오피스 소유주들이 직면한 어려움은 더욱 가중됐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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