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이킥] '동문서답, 설화 반복' 尹에 일침 날린 국어학자 "국어 공부 중요성 알아야"

MBC라디오 2023. 4. 2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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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윤석열 대통령, 정치 경험 굉장히 짧아 유독 설화가 잦아
- 검찰 출신이라 토론 문화가 거의 없는 것도 원인
- 기자회견 시 질문 핵심 못 잡고 엉뚱한 대답해 바이든과 비교돼
- 대통령이 언어의 품격을 높이지 않고 배울 생각 없다는 게 큰 문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 :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 평일저녁 6시5분~8시

■ 출연자 :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진행자 >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것이 대통령의 말입니다. 특히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파장을 일으키는 발언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고 미국 언론에서는 정돈된 말을 하시는 분은 아니다라고 아예 이야기를,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언어학자이신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과 교수와 대통령의 말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신지영 > 안녕하세요. 일단 축하드립니다. 오다가 들었는데 전체 1등을 하셨다고요.


◎ 진행자 > 감사합니다. 다 덕분입니다. 특히 마르지 않는 소재를 제공해 주시는 분들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윤석열 대통령이라든지 이런 분들이 마르지 않는 시사,


◎ 신지영 > 그건 또 동의할 수가 없는데요. 그것 말고도 시사가 늘 우리의 관심사여야겠죠.


◎ 진행자 > 예, 맞습니다. 원래 대통령도 그렇고 정치인들이 일반적으로 설화가 많습니다. 근데 정치를 한 지 얼마 되시지 않아서 그런 건지 또는 그 기간이 짧기 때문에 설화가 조금 적어야 될 것 같은데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은 누구보다도 설화가 잦고 그 다음에 파장도 커요. 이거 왜 이럴까요? 분석해보니까 어떠세요.


◎ 신지영 > 글쎄 근데 일단은요. 이렇게 한번 생각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우선 유명한 사람이거나 주목을 받는 사람들 그리고 우리가 선출한 선출직 공직자들, 공무원들, 이런 분들은 정무직 공무원들은 당연히 주목의 대상이어야죠. 그런데 그중에서 가장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우리 국민들을 대표하는 대통령이니까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주목을 하게 되고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하게 되는 건 당연한 거예요. 오히려 아무 얘기가 없다 이게 이상한 거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그러면 이렇게 유독 설화가 잦냐. 말씀해 주셨듯이 정치 경험이 굉장히 짧은 것도 한 가지 이유인데요.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제가 생각할 때는 이분이 어떻게 해서 주목받게 되었는가. 주목의 출발점은 이분의 말이었어요.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이걸 듣고 거침없이 말하네, 통 크게 말하네, 뭔가 하고 싶은 말을 시원하게 하네, 이게 주목을 받게 했고요. 그 다음에 검찰총장에서 끝날 때쯤에서도 검수완박에 대해서 검수완박은 부패완판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했거든요. 거침없이 했던 이것이 어떻게 얘기하면 성공의 어떤 포인트였어요. 성공의 어떤 요소였기 때문에 자신을 아주 주목받게 했고 대통령까지 만들어줬잖아요. 그걸 가지고 성공했기 때문에 그분이 사실은 정치를 오래하지 않았고 공적 말하기가 거의 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사실은 어떤 말을 해야 되고 어떤 말을 하지 않아야 되고 자신의 생각이 담겼다고 해서 모두 다 옳은 말은 아니거든요.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바꿔야 되는 말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해보지 않은 게 아닌가. 그러니까 토론을 통해서 사실 성장했어야 하는데 토론을 통해서 성장하지 않은 우리나라 정치인들, 국회의원들 중에서도 굉장히 많고요. 언어분석을 해보면 그대로 드러나잖아요. 특히 국정감사 같은 거 보면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참 문제가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돼요. 제가 어떤 글에서 썼는데요. 국정감사에서 진짜 감사 대상은 국회의원이다. 그 7분간의 질의응답을 보면 우리나라의 고위공직자, 공무원들이 어떻게 답변하는지 또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질문하는지 얼마나 우리나라의 토론 문화가 없고 국회의원들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하게 감사할 수 있는 장면이 바로 국정감사 장면이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데 게다가 정치 경험이 없고 검사 출신이시니까 토론문화가 없다 보니까 자신이 어떤 말한 것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과 다른 생각들을 교류해 보지 않은 이런 것이 큰 문제가 아닌가라는 생각합니다.


◎ 진행자 > 윤석열 대통령 말로 흥한 자네요.


◎ 신지영 > 그렇죠.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아까 말씀하셨듯이 말로 흥을 했기 때문에 그게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을 하죠.


◎ 진행자 > 본인은 그러면 자신의 말에 대해서 굉장히 자신감을 갖고


◎ 신지영 > 그렇죠. 성공했으니까요. 옳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리고 지금 누가 그분의 말에 대해서,


◎ 진행자 > 딴지를 못 걸죠.


◎ 신지영 > 그렇죠. 그전에도 그랬을 거고요. 그러다 보니까 토론을 통해서 사실은 자신과 다른 생각에서 생각이 부딪히면서 쟁점을 발견해야 되거든요. 어떤 게 문제점인지. 내 생각에서 부족한 게 뭔지 이런 것들을 사실 발견하면서 생각들을 넓혀나가고 이런 경험들이 사실은 젊은 정치인들에게 지금은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서 다행이지만 기존의 정치인들은 그것을 조금 더 생각해야 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대통령의 문제만은 아니다.


◎ 진행자 > 대통령은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사람이니까.


◎ 신지영 > 그럼요. 게다가 그 한마디의 무게는 어마어마하거든요. 더 이상 갈 데가 없어요. 대통령의 말은 누가 숨겨줄 수가 없습니다.


◎ 진행자 > 본인 스스로 숨기는 방법이 있더라고요. 바이든 날리면 이건 본인 스스로 숨기시던데. 먼저 그러면 일반적인 얘기들은 치우고요. 합동의회 연설 한번 보셨어요?


◎ 신지영 > 네, 들었습니다.


◎ 진행자 > 영어로 44분간 이야기했는데 그 연설에서 발견할 수 있는 대통령 말하기의 특징적인 어떤 점, 어떻게 들으셨는지.


◎ 신지영 > 의회 연설에서는 특징적인 것은 별로 없었고요. 일단 영어로 했다는 것이 저는 언론의 보도가 되게 특징적이다.


◎ 진행자 > 언론의 보도. 어떤 면이.


◎ 신지영 > 영어로 했다, 유창하다, 그 다음에 뭐 굉장히 잘했다, 이런 얘기를 한 것이 굉장히 이상했어요. 사실은 그걸 숨겨야 되거든요. 미국 의회에서 우리나라 대표자가 영어로 말했다? 이게 사실은 조금 국민들을 실망시킬 수도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런데 오히려 영어로 말했다. 43분 동안 유창하게 했다. 애드리브가 있었다. 이런 식의 보도를 하는 언론이 그 영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그러나 어떻게 보면 박수 받을 일이죠. 상대국에 가서 그 상대국의 언어가 모국어 화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또 유창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해서 연설을 하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거는 당연히 기립박수를 받을 만한 일입니다. 만일 반대로 바이든이 한국에 왔는데 한국어로 했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 진행자 > 국민들이 다 박수 쳐주겠죠.


◎ 신지영 > 그렇죠. 기립박수하죠.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우리가 고려해야 될 점은 왜 꼭 한 방향으로만 하는가, 그 다음에 왜 언론이 그런 식으로 보도하는가, 이런 것이죠. 사실은.


◎ 진행자 > 그 다음에 내용적인 부분도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저는 연설 내용이 미국의 주류 미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얘기들을 쫙 이 가난한 나라가 한미동맹 덕분에 당신들 덕분에 이렇게 잘 사는 나라가 됐습니다, 기특하죠, 이런 느낌이 들어서 저는 사실은 그게 조금 많이 걸렸어요. 주류들은 굉장히 좋아할 만한 내용이긴 했습니다.


◎ 신지영 > 물론이죠. 물론이죠. 그리고 저는 거기서 박수에 대해서도 또 한편으로 이렇게도 생각해 봤어요. 그게 박수를 친 게 단지 비단 대통령에게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친 박수예요. 어떻게 보면 말씀하셨듯이 아주 못 살던 나라가 이제는 와가지고 이렇게 많은 돈을 아까 들어보니까 격차가 엄청난 만큼의 투자했는데 그러면 기특하죠. 게다가 영어로 그러니까 기특하죠. 그러나 그 영어로라는 말이 우리 언론에서 그렇게 주목하면서 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생각해 봐야 된다.


◎ 진행자 > 우리 교수님 말씀처럼 그 박수는 윤 대통령이 독점해야 할 찬사가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 지난 역사 동안 피땀 흘려서 여기까지 온 국민들에게 돌려야 될 것이다. 언론에서도 저는 그런 관점에서 해석해야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국민들이 여기까지 끌고 왔죠. 사실. 공동기자회견 한미정상회담 이후에 공동기자회견 하면서 질의응답을 했어요.


◎ 신지영 > 맞아요.


◎ 진행자 > 사실은 어떤 회견문보다 질의응답에서 생생한 언어 감각이나 언어 습관 이런 것들이 좀 드러나잖아요. 그거 어떻게 보셨어요? 질의응답 과정.


◎ 신지영 > 일단 의회에서 발표 할 때 연설문은 영어로 써 있고 영어 단어들이 그렇게 영어를 굉장히 명쾌하게 짧게 그렇게 하니까 논란의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말씀하셨듯이 한국어로 된 것들은 인터뷰에서도 굉장히 많은 문제가 생겼었잖아요. 그 다음에 말씀하셨듯이 연설문을 읽으면 되니까 괜찮은데 한국어든 영어든. 그런데 기자회견에서 진짜 그게 드러나죠.


◎ 진행자 > 기자회견문 저는 밑줄 그은 게 굉장히 많거든요.


◎ 신지영 > 그런데 질의응답을 보면 미국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이 굉장히 다르구나 이게 느껴집니다.


◎ 진행자 > 어떤 면에서.


◎ 신지영 > 질문에 대응하는 태도가 굉장히 다르죠. 일단은 핵심을 잘 못 잡는다든지 그래서 엉뚱한 대답을 한다든지 이런 게 우리나라 대통령에서는 나오고요.


◎ 진행자 > 예, 엉뚱한 대답하시더라고요.


◎ 신지영 > 사실은 질의응답이라는 게 말씀하셨듯이 생생한 거거든요. 즉석에서. 그런데 바이든 같은 경우에는 곤란한 질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 반도체 제조법 같은 건 곤란하거든요.


◎ 진행자 > 그렇죠. 당신 재선 위해서 한국 기업들 괴롭히는 거 아니냐, 이런 질문 돌직구를 했어요.


◎ 신지영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아주 유머러스하면서 아주 모호하게 입장을 명확하게 안 하는, 우리나라 대통령은 모호하게 할 때는 굉장히 너무 선명하게 하고 선명하게 할 때는 너무 모호하게 하는 이런 문제들이 좀 있죠. 그래서 사실은 두 정상이 답변하는 태도가 일단 바이든은 굉장히 여유롭고 유머를 섞어서 회피하면서 전략적으로 하는데 우리 대통령은 그러지 못한다. 이건 비단 윤석열 대통령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정치인들이 토론이나 질의응답을 통해서 성장하지 않았던 걸 그대로 보여준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 진행자 > 동문서답이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기자가 물었더니 우리 한반도에 맞는 북핵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확장억제 협력방안이 강구됐습니다, 이렇게 답변하시더라고요. 이건 도대체 동문서답도 어디가 대충 앞뒤가, 보통은 이렇게 추상적인 답변으로 도망가려고 하더라도요. 질문의 앞단을 물고 다른 데로 도망가거든요. 이게 보통 정치인들이 회피하는 방법인데 나토와 우크라이나 관계를 물었더니 확장억제에 대해서 얘기하시더라고요.


◎ 신지영 > 근데 그런 건 사실은 우리 자주 보기는 했잖아요. 그러니까 많은 정치인들에서 하도 자주 봐가지고요. 그런데 저는 사실 여기서 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일본과 관련된 얘기에서 주어 문제 있었잖아요.


◎ 진행자 >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 신지영 > 주어 문제, 그게 사실은 누군가가 주어 문제 그 다음에 바이든 날리면 이렇게 말도 안 되게 회피하는 전략이 여기서도 성공할 줄 알고 꼼수를 쓴 거거든요. 사실은. 그런데 사실 ‘저는’이란 게 분명히 들렸고, 그런데 더 문제는 뭐냐면 일본이 주어면 더 문제예요. 사실은.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 거라는 거거든요.


◎ 진행자 > 그렇죠.


◎ 신지영 > 대통령이. 그러면 누구의 입장에서 얘기한 거냐면 일본을 대변해서 말한 거거든요.


◎ 진행자 > 그렇죠. 한국 대통령이 일본 총리처럼 이야기하신 겁니다.


◎ 신지영 > 일본 총리의 입장을 대변해서 그러니 이건 주어가 명백하게 일본이라면 이건 말이 안 되는 거거든요.


◎ 진행자 > 더 문제다.


◎ 신지영 > 더 문제죠. 그러니까 사실은 이건 정말 꼼수를 잘못 쓴 거다라고 생각하고요. 그걸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우리 말 다 잘하는데 왜 또 배워야 되냐, 국어 왜 배워야 되냐 이렇게 얘기하잖아요. 대통령도 그렇게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이게 핵심을 보여준다. 제가 사실 시사 프로그램에 나와서 이 언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가장 큰 핵심은 언어가 중요하다고만 했지 사실은 배울 생각은 안 하고 자신의 언어를 갈고 닦고 더 수준 높은 품격을 대비하는 언어로 하지 않는 것, 이게 문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 진행자 > 대통령의 과제일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과제다라는 점을 마지막으로 오늘은 여기까지 들어야겠습니다. 신지영 고려대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신지영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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