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자, 303곳서 밀착 지원한다더니…전담기관 고작 4곳
【 앵커멘트 】 정부는 최근 학교폭력 대책을 내놓으면서 전국에 있는 303개 기관에서 피해학생을 밀착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 303곳을 살펴보니 대부분 가해자도 이용하거나 다른 어려움을 겪는 학생까지 모두 담당하는 곳이었습니다. 3명 중 1명 정도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충동까지 느낀다는 학교폭력 피해자들, 이들만 전담해 심리치료부터 학습까지 지원하는 곳은 전국에 딱 4개 뿐이었습니다. 박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여느 또래처럼 대학 생활을 즐기는 윤 모 씨.
고등학교 시절 겪었던 학교폭력은 이런 윤 씨를 한동안 구석으로 몰아넣었습니다.
▶ 인터뷰 : 고등학생 때 학교폭력 피해 - "집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불편했어요. 사람만 봐도 불안하고 밥도 못 먹고, 먹으면 바로바로 토하고…."
윤 씨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 건 학교폭력 피해자 전담센터에서 1년을 머문 뒤였습니다.
▶ 인터뷰 : 고등학생 때 학교폭력 피해 - "가해자랑 피해자가 분리된 공간이 있다는 게 제일 크고요. 자긍심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이 많다 보니 자존감이 정말 많이 높아졌고…."
초등학생 딸이 학교폭력을 당한 뒤 자해까지 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던 엄마 정 모 씨.
교육청 등에서 운영하는 위클래스와 위센터, 청소년센터 등 여러 곳의 문을 두드렸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초등학생 자녀 학교폭력 피해 - "상담받고 진료받는 게 다는 아니었거든요. 왜 제 아이가 공부도 못 하고 어울림도 없이 고립된 생활을 해야 하는 건지, 제 아이가 뭔가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데려갔어야 하는…."
정 씨는 우연히 알게 된 전담센터에서 아이뿐 아니라 자신도 치유받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초등학생 자녀 학교폭력 피해 - "저도 잠을 못 잤거든요. (센터에서) 제가 위태위태해 보이셨나 봐요. 엄마 상담을 1시간 먼저 하고 아이 상담을 할 수 있게…."
학교폭력 피해자만 '전담'하는 기관은 서울과 대전, 대구, 광주에 1개씩, 다해서 4곳.
주로 상담만 이뤄지는 다른 기관과 달리 심리 치료뿐 아니라 교과 수업도 진행되므로 여기에 머무는 기간이 학교 출석으로 인정됩니다.
케어 대상에 피해학생 외에 부모가 반드시 포함되는 것도 특징입니다.
▶ 인터뷰 : 이새롬 / 위드위센터 팀장 - "보호자도 분노와 불안을 많이 가진 상태로 센터에 오세요. 아이와 함께 감정이 널뛰게 되거든요. 보호자 상담으로 아이의 안정화를 돕기 위해서 꼭 개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피해자부터 그 가족까지, 상담부터 학습까지 통합 지원이 이뤄져야 비로소 피해 학생을 제자리에 돌려놓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 인터뷰 : 조정실 /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장 - "아이가 치유가 되고 회복이 돼서 다시 학교로 돌아가게 하는 게 저희들(전담기관의) 가장 큰 목적입니다. 아이들은 그 시기에 학교라는 공간에 머무르면서 친구들과 어우러져야 되거든요."
바로 이렇게 말입니다.
▶ 인터뷰 : 중학생 때 학교폭력 피해 후 전담기관 이용 - "(자살) 시도를 하려고 옥상에 올라갔던 적도 있었는데, 저는 제가 이렇게 행복해질 줄 몰랐어요.(지금 학교 생활은 어때요?) 재밌어요."
MBN뉴스 박유영입니다. [shine@mbn.co.kr]
영상취재 : 김현석 기자, 이준우 VJ, 김민승 VJ 영상편집 : 송지영 그래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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