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말 듣던 이재명 “뭐 하나만 물어보자”라며 한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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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한때 자신의 측근 그룹이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28일 법정 공방을 벌였다.
유씨가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에게 직접 보고한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고 변호인이 지적하자, 유씨가 "1공단 공원화 관련으로 시장실에서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어떻게 할지 논의한 것이 기억나지 않느냐"라고 이 대표를 언급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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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한때 자신의 측근 그룹이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28일 법정 공방을 벌였다.
두 사람이 말을 섞은 것은 2021년 9월 '대장동 사건'이 시작된 뒤 처음이다. 유씨는 지난해 9월 검찰 재수사 이후 입장을 바꿔 이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과 증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와 유씨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5회 공판에서 맞붙었다. 지난달 31일 처음으로 대면했지만 문답은 처음이다.
이 대표는 증인으로 출석한 유씨와 자신의 변호인이 반대신문을 벌이던 중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느냐"며 끼어들었다.
유씨가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에게 직접 보고한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고 변호인이 지적하자, 유씨가 "1공단 공원화 관련으로 시장실에서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어떻게 할지 논의한 것이 기억나지 않느냐"라고 이 대표를 언급하는 순간이었다.
이 대표가 "그림을 그려가며 저한테 설명했다는 얘기냐. 1천억원 만들 수 있으면 1공단을 만들 수 있다고 남욱한테 이야기했다는 것이냐"라고 따져 묻자 유씨는 "네"라고 했다.
이 상황은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도 등장한다. 2013년 4월17일 녹취록에서 남욱씨는 토지수용 문제 등과 관련해 유씨가 "포장해갖고 (이재명) 시장님한테 던져만 주면 된다. 시장님도 나한테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이거는 진짜 너하고 나하고만 알아야 한다. 1천억만 있으면 되잖아. 그러면 해결돼"라고 말했다고 정영학씨에게 전했다.
이 대표는 "내가 2013년 2월 신년간담회에서 대장동 개발을 하면 3천700억원이 남아 2천억원이면 공원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몇 달 뒤 공원 조성에 1천억원밖에 안 든다고 이야기하는 게 말이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유씨는 "그때 시장실에서 둘이 앉아서 제가 시장님 말씀을 들었다"며 "시장님께서도 같이 그림을 그려가며 말씀하시고 대화했다는 말씀"이라고 주장했다.
유씨는 그동안 재판에서 이 대표를 '이재명'이나 '이재명씨'로 언급했는데, 직접 대화를 하면서는 '시장님'이라고 표현했다.
이 대표가 "내가 그림을 그린 게 없어 보이는데 내가 그린 게 어떤 것이었냐"고 묻자 유씨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표가 "그림을 그린 것은 증인이 맞는 것 같다"고 하자 유씨는 "저도 시장님도 (함께) 그렸다"고 재반박했다.
이 대표는 유씨가 '1000억원이면 된다'는 발언을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들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점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해당 녹취록의 이야기는 정진상한테 들은 얘기라고 검찰에서 진술한 게 있습니까, 없습니까"라며 "제가 판사께 설명드리고 싶은 것이 이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자 유씨는 "제가 그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언제 진술서인지 보여달라"고 요구했고, 이 대표는 웃음을 지으며 "증인의 기억을 묻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렇게 유씨를 몰아세우면서 이 대표는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다. 유씨를 향해 "웬만하면 얘기 안 하려고 했는데, 많이 힘들죠"라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반면 유씨가 다소 흥분하면서 수세에 몰리는 듯한 상황이 벌어지자, 검찰은 재판부에 "증거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전제로 질문을 하니 (유씨가) 정확하게 말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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