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유동규에 "많이 힘들죠"...첫 대면 공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법정에서 만나 서로의 주장을 펼치며 공방을 펼쳤다.
이 대표와 유 전 본부장은 지난달 31일 법정에서 얼굴을 맞댔지만 서로 말을 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유 전 본부장은 그동안 재판에서 이 대표를 ‘이재명’이나 ‘이재명씨’로 불렀는데 직접 만나서는 '시장님'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2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이 대표측 변호인이 유 전 본부장에게 반대 심문을 하던 중 이 대표가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느냐”며 끼어들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이 “이재명 시장님과 1공단 공원화 관련으로 시장실에서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어떻게 할지 논의했다”며 이 대표를 언급한 직후였다.
이 대표는 "그림을 그려가며 저한테 설명해다는 얘기냐. 1천억원 만들 수 있으면 1공단을 만들 수 있다고 남욱한테 이야기했다는 것이냐"라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네"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2013년 2월 신년 간담회에서 대장동 개발로 3천700억원이 남아 2천억원이면 공원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었다”면서 “몇 달 뒤 공원 조성에 1천억원 밖에 들지 않는다고 하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재차 물었다.
유 전 본부장은 "그때 시장실에서 둘이 앉아서 제가 시장님 말씀을 들었다"며 "시장님께서도 같이 그림을 그려가며 말씀하시고 대화했다는 말씀"이라고 주장했다.
다시 이 대표가 "내가 그림을 그린 게 없어 보이는데 내가 그린 게 어떤 것이었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가 "그림을 그린 것은 증인이 맞는 것 같다"고 하자 유 전 본부장이 "저도 시장님도 (함께) 그렸다"고 다시 반박했다.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이 '1천억원이면 된다'는 발언을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들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도 거론했다.
이 대표는 "해당 녹취록의 이야기는 정진상한테 들은 얘기라고 검찰에서 진술한 게 있습니까, 없습니까"라며 "제가 판사께 설명해 드리고 싶은 부분"이라고 하자 유 전 본부장은 "제가 그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언제 진술서인지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대표는 "증인의 기억을 묻는 것"이라고 되물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시종일관 웃음을 띠며 차분한 분위기에서 유 전 본부장을 몰아세웠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유 전 본부장에게 "웬만하면 얘기 안 하려고 했는데, 많이 힘들죠"라며 말했고 “아니오”라는 대답을 듣기도 했다.
한편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의 질문에 목소리를 높이며 흥분하는 등 밀리는 듯한 분위기가 조성되자 검찰은 검찰은 재판부에 "증거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전제로 질문을 하니 (유 전 본부장이) 정확하게 말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고 엄호에 나서기도 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김동식 기자 kds77@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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